한국철도공사는 예산신청조차 안해
일반 대기질보다 미세먼지가 4~6배 많은 지하철 터널에 먼지를 한 곳으로 흡입하는 장치인 '집진설비' 설치율이 2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실에 따르면 박 의원이 전날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고 밝혔다. 전국 지자체 집진설비 설치현황에 따르면 현재 터널 환기구 수 2117개 중 집진설비 설치수는 409대에 불과하다. 사업시행 4년째임에도 설치율이 평균 19%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대전도시철도공사의 경우 터널 환기구수 63개 중 집진설비는 0개로, 설치율 0%를 기록했다. 분당선과 경의· 중앙선 등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철도공사는 설치율이 0.3%에 불과했다.
박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레일로 인한 비산 쇳가루나 마모먼지로 인해 터널 내부에 매일 최대 500마이크로그램의 미세먼지가 발생하여 축적된다"며 "서울 목동역과 대구 상인역 터널 속에서 마이크로 단위의 미세먼지가 눈에 보일 정도로 대량으로 쌓여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지하철 역사 내 미세먼지에 대한 성분분석 결과 우리 몸속에 들어오면 축적되어 질환을 일으키는 크롬, 카드뮴 등의 중금속도 상당량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크롬과 카드뮴에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 폐 손상과 간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교통공사들 중 일부는 예산신청 자체를 하지 않거나, 예산이 있어도 집진설치를 사업에 적극 반영하지 않고 있다. 실례로 서울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300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음에도 서울교통공사 일부 임직원들의 직무소홀과 조직적인 추진방해로 사업이 지연된 것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밝혀졌다.
박 의원실은 "2021년과 2022년 예산의 경우 서울교통공사에서 서울시에 예산요청조차 하지 않아, 터널 내 집진기 설치를 위한 예산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주무부처로서 대책을 조속히 수립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박 의원의 질타에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전국 지하터널 집진기 설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 예산 지원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 예산에는 이미 집진기 설치예산 제출이 안된 상황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 따르면 내년 예산은 이미 확정이 돼서 집진기 설치 예산을 더 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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