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과 유기화학물질이 증가돼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의 물은 각종 오염물질이 뒤섞여 있어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지구물리학회(AGU) 연구진은 산불이 발생하면 그 후 수년간 인근 하천 퇴적물과 수온이 증가하면서 수질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특히 중금속과 유기화학물질이 증가하는데, 이는 산불이 발생하기 이전보다 농도가 10배~100배까지 높아진다.
연구진은 "비소와 같은 화학물질은 음용수로 가공해도 제대로 걸러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라다이스타운에서는 주택과 차량이 불에 타면서 수돗물에서 발암물질 벤젠 수치가 높아진 사례도 보고됐다. 또 산불 재에 함유된 금속물질이 지표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도시 산불은 더 심각하다. 도시 산불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종류는 제대로 연구된 것도 없다. 산불로 인해 어떤 유해물질이 배출되고 있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 스티븐 르뒤크(Stephen LeDuc) 미국 환경보호청 공중보건환경평가센터 연구원은 "산불로 숲과 초원뿐 아니라 주택, 차량, 기타 인간이 만든 온갖 물질이 불에 탄다"면서 "그런데 이런 물질이 연소되면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거의 연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런 정보가 부족하면 수도시설의 산불 복구작업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르뒤크 연구원은 이를 "산불에 대한 과학적 이해의 큰 격차"라고 꼬집었다. 이 지식격차의 주요원인을 두고 데니스 할레마(Dennis Hallema) 라스베가스사막연구소 수문학자는 "산불 발생 직후 짧은 시간에 도시수질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설정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수질관리자와 지역사회가 수자원에 미치는 산불의 영향을 분석하고 복구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르뒤크 연구원은 "산불로 식생이 파괴됐을 경우 해당 지역의 수질저하가 장기화될 수 있지만 충분히 복구가능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AGU수자원연구(Water Resources Research)'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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