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를 농사에 이용한다고?..."해충도 죽이고 수확량도 늘리고"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8-18 14:38:01
  • -
  • +
  • 인쇄
▲ 남태평양 피지에서는 최소 6종의 식물을 재배하고 기르는 개미가 발견됐다.(사진=Ludwig Maximilians University at Munchen)


개미를 이용한 농법이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환경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수확량도 더 늘리는 것으로 연구됐다.

17일(현지시간) '왕립학회B(Proceedings of Royal Society B)' 학술지에는 작물재배에 개미를 활용하면 살충제보다 높은 효용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개미의 작물생산 기여를 검토한 결과 개미는 해충을 죽이고 식물 피해를 줄이며 농작물 수확량을 늘리는 데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개미는 일반적으로 농작물 수확량을 감소시키는 해충을 사냥하는 포식자다. 따라서 개미의 다양성이 높아지면 해충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하는 범위도 더 넓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논문에서 연구팀은 "적절한 관리가 있다면 개미는 해충 방제 및 농작물 수확량 증대에까지 유용할 수 있다"며 "일부 개미 종은 더 낮은 비용으로 살충제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효능을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호주, 영국, 브라질 등의 국가에서 감귤류, 망고, 사과, 콩을 포함한 17개의 작물 및 나무개미 등 개미 26종을 조사하고 개미를 제거한 식물군과 그렇지 않은 식물군을 비교했다.

그 결과 개미의 유무에 따른 식물군의 변화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혼농임업(임업을 겸한 농업)과 그늘경작(농작물 주변에 키 큰 식물을 이용해 그늘을 조성하는 재배법) 등 다양한 농업체계일수록 개미의 효용성이 크게 발휘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개미를 위한 서식지 및 식량자원이 보다 풍부하기 때문이다.

디에고 안조스(Diego Anjos) 브라질 우베를란지아(Uberlândia)연방대학 박사는 "농업체계에서 개미를 활용해 생물학적 방제 및 지속가능한 관행을 기대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개미는 지구상 곤충 생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며 다른 어떤 곤충보다도 많은 수를 자랑한다. 알려진 개미종만 1만4000종이며, 발견되지 않은 개미종은 더 많을 가능성도 있다. 이미 중국의 감귤재배업자들은 수세기 동안 개미를 농사에 사용했으며 개미들은 캐나다의 산림해충, 가나의 코코아해충, 나이지리아의 농작물해충을 통제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남태평양 피지(Fiji)에서는 상호공생관계로 최소 6종의 식물을 재배하고 기르는 개미가 발견됐다.

패트릭 밀리건(Patrick Milligan) 미국 네바다대학 프링글연구소 박사는 "생태계와 농업 전반에 걸쳐 어디에나 있는 개미는 본질적으로 이웃 곤충군집에 피해를 주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작물 수확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담 하트(Adam Hart) 영국 글로스터셔대학 교수도 개미가 해충 방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다만 개미는 농업에 이득만을 주지 않아 긍정적 효과의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특히 벚나무깍지벌레, 진딧물, 가루이(whitefly) 등 감로(단물)를 만드는 해충은 오히려 개미가 있을 때 개체수가 더 늘어난다. 이는 개미들이 단물을 섭취하기 위해 이 해충들을 소위 가축처럼 사육하며 포식자들로부터 보호하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당분의 대체공급원 제공과 같은 자연친화적 관리로 해충과의 공생관계를 방지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개미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동시에 단물을 생산하지 않는 다른 해충의 수를 계속해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트 교수는 "개미군락을 경작지로 옮기고 늘리는 것이 농업에 유익할 수 있지만 모든 개미 및 농작물이 그런 것은 아니며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개미가 해충 및 기타 유기체와 상호작용하는 미세한 방식을 잘 이해하는 일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기후/환경

+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북극 '오존 파괴의 비밀' 풀었다...얼음 속 '브롬 가스'가 단서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 강릉...저수율 16.7%로 상승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최악의 사태는 피해간 강릉에 또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일 오전 6시 기준 16.7%로 전일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