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 성능시험, 한국장비가 맡는다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2-08-17 0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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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연구원, 성능시험 장비 개발해 美설치완료
극저온 진공챔버로 초점과 색깔 측정하는 역할
▲ 스피어엑스 단면도와 운영 상상도.(이미지=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내 연구진이 전천(全天) 적외선 영상분광 우주망원경인 '스피어엑스'(SPHEREx)의 성능시험을 위한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성능시험을 위한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장비는 스피어엑스 망원경의 성능을 지상에서 정밀하게 시험하기 위한 장비다. 천문연이 2019년 8월 개발 착수해 약 3년 만에 장비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6월 미국으로 이송해 설치를 마쳤다.

천문연이 이번에 개발한 장비 중 핵심장비는 극저온 진공챔버다. 우주에서 적외선을 관측하려면 우주의 온도보다 한층 저온으로 냉각되는 망원경이 필요하다. 스피어엑스에 최적화해 개발한 이 진공챔버는 망원경이 우주에서 냉각돼 도달할 영하 220도 이하의 극저온 진공상태를 구현한다.

이 성능시험 장비는 앞으로 스피어엑스 망원경이 촬영하는 사진의 초점이 고르게 맞춰지는지 검증하고, 사진의 각 부분에서 어떤 파장 즉, 어떤 색깔이 보이는지를 측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극저온 챔버에서 스피어엑스 망원경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챔버 자체뿐만 아니라 고가의 망원경을 안전하게 집어넣을 수 있는 보조장비 등도 필요하다. 이에 천문연은 망원경 정밀 로딩 장비도 함께 개발했다. 또 극저온에서 파장과 초점을 측정할 적외선 빛을 평탄하게 만들어주는 장치 등 보조광학 장비들도 설계·제작했다.

스피어엑스는 '전천(모든 하늘) 적외선 영상분광 탐사를 위한 우주망원경'이다. 이 망원경 개발에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와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2800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천문연은 이 프로젝트의 기획단계인 2016년부터 참여한 국내 유일의 협력기관이다.

이 망원경은 영상분광 기술을 이용해 모든 하늘을 총 102개의 색깔로 촬영할 수 있다. 영상분광 기술이란 넓은 영역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영상관측'과 개별 천체의 파장에 따른 밝기의 변화를 측정하는 '분광관측'이 통합된 기술이다.

전체 하늘에 대한 적외선 분광 탐사는 세계적으로 처음 이뤄지는 대규모 우주탐사 관측이다. 스피어엑스 망원경은 2025년 4월에 발사돼 약 2년5개월동안 우주탐사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약 20억개의 천체들에 대한 개별적인 분광 자료를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를 통해 우주입체지도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천문연의 극저온 성능시험 장비 개발 설치 완료는 전체 프로젝트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하드웨어 개발이 가시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관측기기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기기 과학자인 필 콘굿(Phil Korngut) 박사는 "극저온 상태에서 우주망원경의 초점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며, 천문연의 진공챔버가 스피어엑스 발사에 있어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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