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감축 위해 원격의료 도입 필요성 제시
미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5%를 차지하는 의료수술에서 탄소배출을 줄일 방안이 제시됐다.
미국 미시간의과대학 통합성형외과의 빅터 아그바페(Victor Agbafe)와 니콜라스 베를린(Nicholas Berlin) 레지던트는 의료계의 탄소배출을 감축할 방안을 제시했다고 6일(현지시간) 사이언스데일리가 보도했다. 논문은 수술, 특히 암 수술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설명하고, 외과치료에서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몇가지 해결책을 제안하고 있다.
의료폐기물 가운데 약 70%는 수술과정에서 배출된다. 특히 수술은 의료시스템보다 3~6배 탄소를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꼽히고 있다. 암과 관련된 외과수술은 에너지 소비량이 특히 많다. 가령 로봇을 이용한 자궁절제술은 2200마일의 도로를 주행하는 것과 맞먹는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
연구저자인 베를린은 "암 치료는 단기간 집중치료를 수반하므로 수술산업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려면 우선시 해야 할 목표"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연구저자인 아그바페는 "수술은 의학계에서 배출하는 탄소 및 폐기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이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면 환자의 수명을 연장하고 시기적절한 치료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의료폐기물 분류와 원격의료 도입 필요
의료계에서 가장 빠르게 바꿀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의료폐기물 감축이다. 수술실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90% 이상은 폐기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수술 과정에서 버려지는 모든 폐기물을 적절하게 분류하고 이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연구진은 병원측에서 재사용·재처리된 기기 및 수술 가운 도입도 고려해야 할 사안으로 꼽았다. 또 수술실 내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고, 수술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개선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수술현장에 배치된 수술도구의 87%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에 필요한 도구들의 표준을 목록으로 만들면 도구를 멸균하고 재포장하는데 필요한 비용과 에너지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수술용품 제조업체를 병원 근처로 옮기거나 지역기반 공급업체로부터 물품을 조달하는 방법도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종양학 분야가 온실가스 배출을 가장 확실하게 줄이는 방법으로 '원격의료'를 꼽았다. 아그바페는 "원격의료는 기후영향을 낮추고 치료의 질을 개선할 좋은 기회"라며 "환자에게도 더 편리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스캔과 검사 등 불필요한 검사절차를 줄이는 것도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안으로 제시됐다.
◇온실가스 주범 '마취가스' 대체제 찾아야
최근 미시간대학 마취학부는 마취가스 유출량을 줄이고자 '녹색마취 이니셔티브'(Green Anesthesia Initiative; GAIA)를 시작했다. 이 계획의 임무는 의료제공자가 사용하는 마취의 종류와 비율에 대해 환경을 의식하는 것이다.
마취에 사용되는 여러 흡입가스는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다. 흔히 웃음가스로 알려진 아산화질소는 직접적인 오존파괴 요인이자 온실가스로, 생성된 후 1세기 이상 대기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조지 마슈어(George Mashour) 미시간의대 마취학부 의장은 "온실가스 효과나 오존층 파괴는 대기중에 가스가 얼마나 누출되는지와 관련이 있다"며 "마취가스를 사용할 때 상당량의 가스가 폐기물 및 대기중으로 빠져나간다"고 지적했다.
다만 흡입마취제 세보플루란(sevoflurane)의 경우 아산화질소 및 기타 일반 흡입제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적어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슈어 의장은 "마취가스의 탄소배출 문제는 현재 이 분야에서 상당히 치열한 논의 주제"라며 "목표는 보다 나은 약물 및 사용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3~5년동안 GAIA의 다른 요소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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