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주요 경제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중인 가운데 미국은 '수소'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안나 슈피츠버그(Anna Shpitsberg) 미국 국무부 에너지전환담당 차관보는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가 두바이에서 지난 28일(현지시간) 주최한 글로벌에너지포럼에서 "미국이 수소 연구개발(R&D)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슈피츠버그 차관보는 "에너지를 하나의 공급경로에 의존할 수 없고, 한가지 기술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수소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면서 "수소는 원자력과 가스, 재생에너지를 뒷받침하고 탄소포집·저장(CCUS)도 가능해 다른 다양한 에너지원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슈피츠버그 차관보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최소 150억㎥에 달하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추가로 생산하기로 했지만 이것만으로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엔 부족하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양측은 지난 25일 에너지 안보 확보 차원에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든다고 발표하면서 LNG 공급확대에 합의했지만 장기적으로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극대화하는 조치들을 취할 계획이다.
실제로 수소는 산업 및 운송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시켜 생산한다. 생산과정에 사용되는 전기가 재생에너지이면 '그린수소'로 분류하고, 화석연료로 만든 전기를 이용하면 '블루수소'로 분류한다.
관련업계는 수소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수소를 생산하는데 대부분 화석연료로 만든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한계에 봉착해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주요국가들이 에너지 안보가 위기에 직면하자, 미국은 LNG 외에 수소로 재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내에 에너지 대전환을 이뤄 탄소중립을 실현하지 못하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에너지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년보다 6% 증가한 363억톤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를 찍었다. 주된 원인은 석탄 사용량 증가였다. 지난해 석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53억톤으로,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천연가스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2019년 수준을 훨씬 웃도는 75억톤이었고, 석유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량은 107억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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