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배터리'...말랑말랑하고 밴드처럼 늘어난다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2-02-10 17:42:12
  • -
  • +
  • 인쇄
KIST 손정곤 박사팀, 변형 자유로운 리튬 배터리 개발
옷에 인쇄도 가능, 에너지 저장 밀도도 기존 것과 유사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말랑말랑하게 변형되고 늘어나는 리튬 배터리를 개발해 옷 표면에 인쇄하는데 성공했다. 신축성까지 뛰어나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 소프트융합소재연구센터 손정곤 박사 연구팀은 양극과 음극, 집전체, 전해질, 패키징까지 모두 소재 자체가 신축성을 가지면서도 인쇄가 가능한 리튬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배터리는 높은 용량과 함께 자유로운 형태로 변형할 수 있다.

최근 스마트 밴드와 같은 고성능 웨어러블 기기나 몸속에 삽입하는 페이스메이커와 같은 이식형 전자기기 그리고 실감 메타버스를 위한 말랑말랑한 착용형 디바이스로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배터리도 몸의 피부나 장기와 비슷하게 말랑말랑하고 늘어나는 형태로 만들어질 필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기존의 배터리는 단단한 무기물 형태의 전극 소재가 부피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늘어나게 하는 것이 어려웠다. 또 전하를 뽑아 전달하는 집전체와 분리막 등 다른 구성 요소들도 늘어나야 하는데다 액체 형태의 전해질이 새는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이에 연구진은 배터리에 신축성을 부여하기 위해 다른 연구처럼 고무와 같은 에너지 저장에 불필요한 소재를 첨가하지 않았다. 기존의 바인더를 기반으로 말랑말랑하고 늘어날 수 있는 유기젤 소재를 새롭게 개발해 적용한 것이다. 이 소재는 전극 활물질을 강하게 잡아주고 이온 전달이 용이하다. 또 신축성과 기체 차단성이 모두 뛰어난 소재를 패키징 소재와 전자를 전달하는 집전체 소재로 사용해 전도성 잉크 형태로 제작, 전해질을 흡수하여 부푸는 일 없이 고전압과 다양한 변형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했다.

이 배터리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를 그대로 쓸 수 있어 3.3V 이상의 구동 전압하에서 판매중인 단단한 리튬이온 배터리와 유사한 수준의 우수한 에너지 저장 밀도(~2.8 mWh/cm2)을 보였다. 배터리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이 50% 이상의 높은 신축성 및 1000번 이상의 반복적인 잡아당김에서도 성능을 유지하는 기계적 안정성과 공기 중에서의 장기 안정성도 확보했다.

연구진은 제작한 전극 소재와 집전체 소재를 스판덱스 재질의 팔토시의 양면에 직접 인쇄하고 그 위에 신축 패키징을 진행해 신축성 고전압 유기계 배터리를 옷 위에 직접 인쇄했다. 해당 배터리를 사용해 입고 벗고 잡아당길 때에도 스마트 워치를 계속 구동할 수 있었다.

손 박사는 "높은 에너지 밀도 및 기계적 변형에 대한 신축 안정성 이외에도, 구조적 자유도와 기존의 리튬 이온 배터리의 소재를 사용할 수 있는 재료적 자유도를 동시에 확보한 신축성 리튬 이온 배터리 기술"이라며 "웨어러블이나 신체 부착형 소자 개발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K-lab 프로그램,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내용은 나노기술 분야 국제적 과학 전문지인 'ACS Nano'(IF:15.881)에 온라인 게재됐다.(1월21일자)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계단마다 10원씩...서울시-hy '기부하는 건강계단' 누적금 1.2억 돌파

서울시청 시민청 입구에 조성된 '기부하는 건강계단'을 통한 누적 기부금이 1억2000만원이 넘어선 가운데 올해도 서울시와 hy(옛 한국야쿠르트)는 건강

우리銀 인사카드에 '학력·병역·출신지' 없앤다

우리은행이 성과중심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직원 인사카드에서 학력, 병역, 출신 지역 등 업무능력과 연관성이 적은 인사 정보를 삭제한다고 14일 밝혔

하나금융 'ESG 공시 데이터 관리시스템' 구축

하나금융그룹이 14일 국내외 비재무(ESG) 공시 의무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ESG 경영 성과를 효과적으로 관리 및 공시하기 위해 그룹 'ESG 공시 데이터

IMO '해운 탄소세' 도입...2027년 대형 선박부터 적용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운 탄소세'를 처음으로 도입했다.IM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83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3)에서 해양오염

기후/환경

+

지구온난화 2배 빠른 유럽...지난해 기상재해로 40만명 피해

지난해 기상재해로 41만3000명의 유럽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유럽연합의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

기후위기 영향?...국내 바다에 '대형상어' 급증

최근 우리나라 바다에 대형상어 혼획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동해 상어 혼획 건수가 최근 크게 증가해 2022년 1건에 불과

'물폭탄' 잦아진 이유...기후위기로 해양폭염 일수 3배 늘었다

기후위기로 해양폭염 일수가 3배까지 늘어나면서 폭풍이 증가하고 다시마, 산호초 등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1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요르카 지

올겨울 초미세먼지 3.3% 개선됐는데...서울과 제주는 더 악화

올겨울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에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농도가 약 3.3%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환경부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 3월 31일까지 '제6차

[영상] "기후위기는 총체적 위기...대선후보 기후의제 TV토론 열자"

기후환경단체들이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기후위기를 단일 주제로 한 TV토론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기후위기비상행동과 기후정치바람은 15일

'불의 고리'에서 또?...美 샌디에이고 5.2 지진에 LA까지 '흔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했다. 피해 신고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미 지질조사국(USGS)은 현지시간으로 14일 오전 10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