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세정·자연분해까지...연잎 구조 활용한 바이오플라스틱 개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2-11 08:10:02
  • -
  • +
  • 인쇄
견고함·청결성 우수, 빠른 생분해로 퇴비화 가능
녹말·셀룰로오스 원료...식품포장용기 활용가능


연잎에서 영감을 받아 튼튼하고 지속가능하며 토양에서 빠르게 분해돼 퇴비로도 활용가능한 자가세정 바이오플라스틱이 개발됐다.

호주 멜버른 RMIT대학 연구진은 연잎처럼 액체와 먼지가 붙지 않고 흙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개발했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바이오플라스틱은 연꽃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됐다. 연잎은 지구상에서 방수성이 가장 뛰어나고 항상 깨끗한 것으로 유명하다. 비밀은 잎의 표면 구조에 있었다. 연잎은 왁스층으로 덮인 작은 기둥으로 구성돼 있다. 덕분에 연잎은 물이 떨어져도 젖지 않는다.

연잎에 떨어진 물방울은 중력이나 바람에 의해 연잎 밖으로 굴러 떨어진다. 이 물방울이 연잎 밖으로 미끄러지면서 연잎 위에 쌓인 먼지나 흙을 씻어내는 역할을 해 연잎은 항상 청결한 상태로 유지된다.

RMIT 연구진은 이 연잎의 성질을 구현하고자 합성공학을 통해 녹말과 셀룰로오스 나노입자로 플라스틱을 만들었다. 연잎의 구조를 모방한 표면에 실리콘 기반 유기중합체인 PDMS의 보호층이 코팅된 것이다.


▲바이오플라스틱 실험 장면. 연잎 구조를 복제해 만들어진 바이오플라스틱은 액체와 먼지를 완벽하게 방수처리했다. (사진=RMIT대학 유튜브 캡처)


연잎의 방수 구조를 복제한 독특한 형태 덕분에 이 바이오플라스틱은 강도와 분해성을 모두 갖추게 됐다. 연구진은 바이오플라스틱이 액체와 먼지를 완벽하게 방수처리할 뿐만 아니라 연마재로 긁히고 열과 산, 에탄올에 노출돼도 자체 세척 특성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또 저렴한 녹말과 셀룰로오스가 원료로 사용하므로 생산비용이 낮고 자연분해가 빠르다. 무엇보다 별도의 산업공정없이 토양에서 빠르게 자연분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실험결과 토양의 박테리아와 벌레에 노출되기만 해도 바이오플라스틱이 빠르게 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조공정도 가열이나 복잡한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휘는 플라스틱이나 금속호일 위에서 전자기기를 제조하는 방식인 롤투롤(roll-to-roll) 생산라인으로 간단하게 확장할 수 있다. 연구진은 대규모 제조를 염두에 두고 설계해 제조가 간편하고 산업제조공정이 수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의 주요저자 메흐란 가셈루 RMIT 박사 연구원은 새로운 바이오플라스틱이 식품포장에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퇴비로 쓰이거나 다른 유기폐기물과 함께 녹색쓰레기통에 버려질 수 있는 포장용기를 생산함으로써 재활용 용기로 인한 식품오염을 방지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다. 그는 "식물기반 소재라고 모두 쉽게 분해되지는 않는다"며 퇴비화를 염두에 두고 원료를 신중하게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베누 아드히카리 교수는 이번 연구가 녹말기반 재료의 주요 문제를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녹말은 매우 유망하고 다재다능한 천연 고분자 소재지만, 상대적으로 손상되기 쉽고 습기에 매우 취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은 '연잎효과'를 모방한 생체공학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매우 우수한 녹말기반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한 것이다.

현재 RMIT 연구진은 다른 잠재적 파트너들과 협력해 바이오플라스틱을 상업적으로 응용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학술지에 게재됐다. 실험 영상은 RMIT대학 공식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