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에서 미지의 바이러스 무더기 발견...'최소 1만5000년전'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07-21 13:35:12
  • -
  • +
  • 인쇄
티베트 만년설 고지에서 채취한 얼음 분석
28종은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는 바이러스
▲연구팀이 티베트 만년설 고지에서 채취한 얼음시료를 내보이고 있다. (출처=마이크로바이옴)

티베트 만년설 고지에서 채취한 얼음에서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은 약 1만5000년전 바이러스들이 발견됐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미생물학자 중지핑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15년 티베트고원 내 해발 6700m의 굴리야 만년설에서 채취한 두 개의 얼음 시료에서 33개의 바이러스 유전자 코드를 발견했다. 이 얼음 시료는 첨단 연대측정법 등을 통해 파악한 결과 최소 1만4400년전에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얼음 시료에는 매년 대기 중에 있던 것들이 가라앉아 켜켜이 쌓이면서 당시 기후와 미생물, 바이러스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자료가 됐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 얼음 시료에서 모두 33개의 바이러스 유전자 코드를 발견했다. 이를 바이러스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유전자 세트와 비교한 결과, 4개만 기존에 확인된 것이고 28개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은 바이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바이러스 중 절반가량은 극한 추위를 극복하고 생존한 것이 아니라 극한 추위였기 때문에 생존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논문 공동저자인 오하이오주립대 미생물학 교수 매튜 설리번은 "이 바이러스들은 극한 환경에서 번성했으며, 추운 환경에서 세포를 감염시키는 것을 돕는 유전적 특징을 갖고 있었다"면서 이런 특징은 얼음 시료를 오염시키지 않고 미생물과 바이러스를 분석하는 방법이 개발됐기 때문에 확인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방법이 앞으로 화성이나 달, 지구의 아타카마사막 등 극단적 얼음 환경에서 추출된 유전물질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팀은 주변 환경과 바이러스 DB 등을 토대로, 이 바이러스들이 동물이나 인간보다는 토양 또는 식물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논문 제1저자인 중 박사는 "빙하는 점진적으로 형성되면서 먼지, 가스와 함께 많은 바이러스가 얼음으로 얼게 된다"면서 "중국 서부의 빙하는 연구가 덜 된 지역으로, 얼음 속 정보를 이용해 과거 환경을 파악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며 바이러스는 그런 환경의 일부"라고 했다.

논문 책임저자인 같은 대학의 로니 톰슨 교수는 "이런 극단적 환경에서의 바이러스와 미생물에 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면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기후변화에 어떻게 반응하고, 빙하시대에서 현재와 같은 온난한 기후로 바뀔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기록하고 이해하는 것은 극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을 통해 발표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스위스 빙하, 2015년 이후 1000개 사라졌다...'전체의 25%'

스위스 빙하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2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빙하연구소(GLAMOS) 연구팀은 2015년 이후 스위스 빙하가 약 25% 사라졌다

10억달러 피해 입힌 '괴물산불' 43%가 최근 10년에 발생

피해 금액이 1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산불의 약 절반이 최근 10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2일(현지시간) 칼럼 커닝햄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 박

"고기는 일주일 한번"...'지구건강식단' 하루 사망자 4만명 줄인다

고기를 적당히 먹어도 식량 부문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하루 전세계 사망자를 최소 4만명씩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요

유럽의 녹지, 매일 축구장 600개만큼 사라진다

유럽 대륙의 녹지가 개발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과 유럽 전역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기후대응 촉구한 교황...트럼프 겨냥한듯 "지구 외침에 귀기울여야"

교황 레오 14세가 사실상 기후회의론자들을 겨냥해 "지구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라"며 일침을 가했다.교황은 1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생태

"산불특별법, 산림 난개발 우려...대통령 거부권 행사해야"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산불방지법'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반발하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환경운동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