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식하는 호수들...40년간 담수동물 84% 줄었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6-03 11:34:27
  • -
  • +
  • 인쇄
지구온난화로 산소농도가 줄어든 탓
바다보다 호수 산소농도 더 빨리 감소

1970년 이후 담수환경에 의존하는 동물 개체군이 84%나 줄었다.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호수의 산소농도가 감소한 때문이다.

미국 렌슬리어 공과대학교(RPI) 연구진은 1980~2017년 사이 온대호수의 산소농도가 표층에서는 5.5%, 저층에서는 18.6% 감소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1941년부터 위도 22~66도 사이 393개 온대지역 호수에서 수집한 4만5148개 샘플의 용존산소량과 온도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산소농도가 감소한 것은 지구온난화 때문으로 분석됐다. 물은 온도가 높아질수록 밀도가 낮아진다. 이로 인해 물 속에 녹아있는 용존산소량이 줄어들었다. 특히 여름철 폭염은 호수의 표층을 뜨겁게 만들면서 표층과 저층의 밀도 차이를 심화시킨다. 밀도가 높아진 저층수는 더욱 가라앉으면서 표층과 섞이지 않게 되고, 표층이 가림막처럼 남아있게 되면서 저층의 산소는 더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일어났다.

연구결과, 1970년 이래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 농업용수 남용 등으로 담수지역의 야생동물 개체군은 84%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논문의 저자 케빈 로즈 RPI 교수는 "모든 복합 유기체는 산소에 의존하기 때문에 산소농도가 떨어지면 수많은 생물종의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호수 내 용존산소의 감소는 당장 그곳에 서식하는 생물군이 피해를 입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추후에도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킨다는 것이다. 잔존 산소량 수치가 0에 가까워질수록 퇴적물에서 인 성분이 더 많이 방출되는데, 이는 박테리아가 증식하기 좋은 조건이 된다. 인은 박테리아의 필수 영양분이기 때문이다. 급증한 박테리아는 메탄가스를 배출하면서 온실효과를 심화시킨다.

393개의 온대호수 가운데 용존산소량이 늘어난 경우도 있었지만 이들 호수는 대개 환경오염에 취약한 호수들이었다. 화학비료와 도시하수로 인한 오염으로 녹조가 증식한 것이다. 녹조가 증식하게 되면 산소는 늘어날 수 있지만 동시에 독소가 증가해 물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연구진은 또 담수환경에서 산소농도가 떨어지는 속도가 해수환경에 비해 3~9배 빠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해수환경의 용존산소는 1950년 이래 770억톤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RPI 학과장 커트 브레네만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해수환경보다 담수환경 문제가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우리의 식수공급 그리고 복잡한 담수 생태계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섬세한 균형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논문은 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