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김치' 통했다...베트남서 150억 매출 올린 '한국김치'

박유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8 11: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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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비비고 김치' 한국 발효기술 기반의 현지화 전략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가 베트남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 식품제조업체가 만든 김치가 베트남에서 큰 성과를 거두면서 'K-김치'의 글로벌 확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김치'가 지난해 베트남 시장에서 전년대비 25% 성장한 약 150억원 매출을 올렸다고 8일 밝혔다. 최근 3년간(2018년∼2020년) '비비고 김치'의 베트남 시장점유율은 50% 이상으로, 현지 업체들을 압도적 격차로 따돌리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에서 김치 구매고객 절반 이상이 '비비고 김치'를 먹는 셈이다.

CJ제일제당은 2016년 베트남 김치 시장에 진출해, 올해로 6년째 '비비고 김치'를 현지에서 생산해오고 있다. 2015년 100억원 수준이던 베트남 김치 시장은 CJ제일제당 진출 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260억원 규모로 3배 가까이 커졌다. '비비고 김치'는 빅씨마트, 코옵마트, 메트로 등 대형마트를 비롯한 베트남 전역 4300여개 매장에서 판매된다. 

'비비고 김치'의 성공비결로는 '한국 발효기술 기반의 현지화' 전략을 꼽는다. 베트남은 베트남식 젓갈 등 발효식품과 절임 채소 문화권이라 김치 자체는 현지인에게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기존에 베트남에서 판매됐던 김치는 지나치게 달고 액젓 맛과 향이 강해 '한국 김치'가 아닌, 말 그대로 '무늬만 김치'였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 현지화 전략으로 매운 정도를 조정하고 '고수김치'를 선보였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재료나 담그는 법 등 한식 김치의 본질은 지키면서 소비자 입맛에 맞게 현지화했다. 우선 김치의 맵고 자극적인 맛을 연상시키는 빨간 색감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매운 정도를 조정했다. 또 '비비고 썬 김치'를 주력으로 하되, 현지인에게 익숙한 향신채소인 고수를 넣은 '고수김치', 종교적 신념으로 동물성 식재료를 먹지 않는 소비자를 위해 젓갈을 넣지 않은 '베지테리언(Vegetarian; 채식주의자) 김치' 등 현지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내놓았다. 

'K-김치'라는 한국 정통성을 강조하며 제품 신뢰도에 중점을 둔 마케팅도 한몫했다. 현지 소비자 조사결과, 베트남의 김치 소비자는 '품질 안전'과 '좋은 원재료'를 가장 우선시했다. 이에 CJ 제일제당은 좋은 원재료로 만든 한국 대표 한식 브랜드 '비비고 김치'임을 강조하며 소비자의 신뢰를 쌓았다.

현재 베트남 시장은 한국 문화에 관심 많은 20∼30대 젊은층의 인구 비중이 높고, 건강과 웰빙 트렌드가 급부상 중이다. 김치 문화 확산에 따라 김치가 밥에 곁들이는 반찬을 넘어, 20∼30대는 면 요리 등의 토핑용으로, 40대 이상은 볶음요리나 국물요리 ‘러우’의 재료 등으로 활용도가 확장되는 추세다. 향후 '비비고 김치'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동남아에서 김치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베트남에서의 성과는 'K-김치' 글로벌 확대의 초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CJ의 차별화된 패키징 기술 등이 담긴 '비비고 단지김치'를 앞세워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확산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비고 김치' 글로벌 시장 전체 매출은 해마다 25%가량 늘어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일본, 미국 등 30여개 국가에서 '비비고 김치'를 앞세워 한식 김치 인지도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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