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복용한 환자, 오젬픽 복용 환자보다 '실명 위험 5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1 1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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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사진=연합뉴스)

비만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위고비(Wegovy)가 당뇨치료제 오젬픽(Ozempic)보다 실명 위험이 약 5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위고비를 복용한 환자는 오젬픽을 복용한 환자보다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 발생 위험이 약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질환은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눈 뇌졸중'으로, 실명을 초래할 수 있다.

위고비와 오젬픽은 모두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의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계열 약물이다. 혈당을 낮추고 소화를 지연시키며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비만 치료와 제2형 당뇨 치료에 널리 사용된다.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등 여러 건강상 이점도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연구팀이 2017년 1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고된 약물 부작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체중 감량 목적으로 위고비를 사용한 환자에서 NAION 보고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났다.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인 리벨서스(Rybelsus)나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마운자로(Mounjaro)에서는 위험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위고비의 높은 투여 용량과 빠른 작용 방식이 부작용 위험을 더 높인다고 분석했다. 리벨서스는 체내흡수 속도가 느리고 흡수량이 제한돼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에드워드 마골린 토론토대학 안과학과 교수는 "실제 세마글루타이드가 부작용으로 NAION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체중을 빠르게 줄일수록 이러한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해당 부작용이 매우 드문 사례라는 점도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부작용은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하는 환자 가운데 약 1만명당 1명 수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각국 규제기관도 관련 위험성을 주시하고 있다.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은 올해 2월 세마글루타이드 관련 NAION 위험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유럽 의약품청도 유사한 주의를 당부했다.

MHRA의 약물안전 책임자인 앨리슨 케이브 박사는 "세마글루타이드 처방 환자에서 NAION 위험은 매우 낮지만, 환자와 의료진이 잠재적 부작용 증상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런던 왕립안과학회의 사만다 만 박사는 "부작용 보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이기 때문에 실제 발생 빈도나 직접적인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추가 연구 필요성을 지적했다.

위고비 개발사인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으며 규제 당국과 협력해 약물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현재까지의 전체 증거를 종합하면 세마글루타이드의 이익-위험 균형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안과학저널'(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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