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쿨먼섬 황제펭귄 새끼 70% 사라졌다...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9 09: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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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쿨먼섬 번식지에서 굶어죽은 황제펭귄 새끼들 (사진=극지연구소)

남극 쿨먼섬에 서식하는 황제펭귄 번식지에서 새끼 70%가 사라졌다.

극지연구소는 남극 로스해 쿨먼섬에서 황제펭귄 새끼 개체수가 전년에 비해 약 70% 감소했다고 19일 밝혔다. 대형 빙산이 번식지 출입구를 막으면서 새끼에게 먹이공급이 안됐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쿨먼섬(Coulman Island)은 남극 로스해에서 가장 큰 황제펭귄 번식지로, 지난해 약 2만1000마리였던 새끼 수가 올해 약 6700마리로 급감했다. 인근 번식지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김종우와 김유민 연구원은 지난달 현장에서 길이 약 14km, 축구장 5000개 넓이의 거대 빙산이 번식지와 바다를 잇는 주요 출입구를 막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위성자료 분석에 따르면, 이 빙산은 지난 3월 난센 빙붕에서 분리돼 북상했고 7월 말 번식지 입구를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미 황제펭귄은 6월 산란한 뒤 수컷에게 알을 맡기고 사냥을 나갔다가 2~3개월 뒤 부화할 때 돌아오는데, 복귀하기 전에 빙산이 경로를 차단하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드론 촬영 사진에서는 빙산 절벽에 막혀 번식지로 돌아가지 못한 수십-수백 마리의 황제펭귄 성체, 장기간 체류를 보여주는 배설 흔적이 확인됐다.

▲쿨먼섬 출입구를 가로막은 빙산 (사진=극지연구소)

연구를 총괄한 김정훈 박사는 "살아남은 30%는 어미가 빙산으로 막히지 않은 다른 경로로 먹이를 공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빙산이 다음 번식기 전에 사라지면 회복 가능성이 있으나, 장기간 정체될 경우 황제펭귄들이 다른 번식지로 이동하는 등 장기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 자료를 분석한 박진구 박사는 "난센 빙붕에서 분리된 빙산의 이동 경로가 다른 주요 서식지들도 지나는 것으로 나타나, 빙붕 붕괴가 황제펭귄 등에게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우려를 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사례를 내년에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 등 관련 국제기구에 공식 보고할 계획이다. 로스해는 백만 마리 이상의 아델리펭귄과 수만 마리의 황제펭귄을 비롯해 고래, 물범, 바닷새, 크릴 등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보호구역이다.

극지연구소는 2017년부터 해양수산부 연구개발(R&D) '로스해 해양보호구역의 보존조치 이행에 따른 생태계 변화 연구'를 수행중이며, 현장조사와 위성·항공 등 원격탐사 기법을 결합해 황제펭귄 등 주요 종의 개체수 변화와 주변 환경 요인 등을 장기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이번 사태는 기후변화가 남극 생태계에 야기하는 예측 불가능한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내년 번식기까지 위성 관측과 현장 조사를 강화하고, 기후변화가 남극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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