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분해하는 새 촉매 개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1 09:43:24
  • -
  • +
  • 인쇄
▲연구진이 개발한 다양한 형태의 촉매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쉽게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CCS연구단 이신근 박사 연구팀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낮은 온도에서 매우 안정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대비 온실효과가 5000배 이상 높은 사불화탄소(CF4), 헥사플루오로에탄(C2F6) 등이 배출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소, 플라즈마 방식 등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연소방식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고 플라즈마 방식은 대량의 전기가 필요해 대용량 처리에 한계가 있다.

이에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대용량 분해 처리가 가능한 촉매 분해 방식을 90년대부터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발된 분해 촉매는 750℃ 이상의 고온에서 작동하므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수명도 1000시간 이내로 짧아 경제성가 내구성이 약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새로운 촉매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기존 촉매보다 낮은 온도에서 4000시간 연속으로 운전해도 성능이 유지되는 촉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사불화탄소와 같은 불화가스는 물과 작용하는 가수분해반응을 통해 분해된다. 불화가스가 낮은 온도에서도 물과 빠르게, 많이 반응하기 위해서는 촉매 내에 불화가스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 이 개념을 '루이스산점'이라 하며, 루이스산점이 많아지려면 촉매 내의 아연 함량을 최적으로 맞추는 기술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촉매 내에 포함된 아연, 알루미나, 인 등의 함량을 최적의 양으로 조정해 루이스산점을 최대화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기존 촉매의 작동 온도보다 50℃ 낮은 700℃에서도 5000ppm 이상의 고농도 사불화탄소를 98% 이상 안정적으로 분해했다. 작동 온도가 낮아짐으로써 에너지 효율은 기존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또 5000ppm 기준 4000시간 연속운전에도 촉매 성능이 저하되지 않았다. 상용 기준인 2000ppm 기준 1000시간 연속운전보다 성능이 2배 이상 향상된 것이다. 또 이 촉매를 사용하면 사플루오르화탄소 외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육플루오르화황(SF6)와 삼플루오르화질소(NF3)도 동시 분해가 가능하며, 펜타플루오르에탄과 같은 냉매 가스도 분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개발한 촉매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촉매 생산에 압출 공정을 적용함으로써 활용처에 따라 촉매의 형태와 크기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반응 면적이 크고 경량화에 유리한 허니컴(벌집구조) 형태로도 생산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이신근 박사는 "개발한 촉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배출되는 다양한 불소계화합물을 비롯해 폐냉매 처리까지 가능한 다재다능한 촉매"라며 "반도체,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폐차장, 폐가전 등에도 적용할 수 있어 국가 온실가스 저감 목표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에너지연 기본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월드클래스플러스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기후/환경

+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