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난 지역에서 물축제?...광주 광산구 축제 강행에 '눈총'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3 15:00:49
  • -
  • +
  • 인쇄
▲2024년 제1회 워터락 페스티벌 (사진=광주 광산구)


극한호우로 광주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할 정도로 심각한 수해를 입었는데 광주 광산구와 전남 함평·장흥군은 물놀이 축제를 강행하기로 해 눈총을 받고 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 광산구는 오는 26일 첨단1동 미관광장 일대에서 '제2회 광산 워터락 페스티벌'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심각한 비 피해를 호소하는 지역에서 물축제를 여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수해가 아직 복구되지 않았고, 여전히 다수의 실종자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물 축제'가 적절하냐는 비판이다.

광주시에서는 이번 호우에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상태다. 재산 피해는 1311건, 약 361억원 규모로 광산구(130억원)는 북구(140억원) 다음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오주섭 사무처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국적 수해로 국민 마음이 무거운 상황인데 물 축제를 한다는 건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며 "더욱이 큰 피해를 입은 지자체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들이 축제를 즐길만한 분위기가 아닌데다 즐긴다고 하더라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을 것"이라며 "전국적인 망신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승세 노무현시민학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물축제를 멈춰 달라"고 비판했다. 그는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태도 모자랄 판국에 물 축제를 강행하겠다는 게 정상이냐"며 "호우피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말문이 막힌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정된 축제라지만 취소하거나 연기한다고 지역 경제가 망하거나 난리가 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해 복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때까지 연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광산구 측 입장은 골목상권 활성화 차원의 행사라는 해명이다. 광산구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 다른 지역에서도 물 축제를 하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경기침체로 어려움에 놓인 소상공인을 돕자는 취지의 축제인 데다 취소를 원치 않는 인근 상인회의 입장 등을 고려해 예정대로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차승세 교장은 이러한 해명에 대해 "제가 아는 소상공인 사장님들은 이웃의 아픔을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며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지 고민한다"며 "수해가 극심한 상황에서 물축제를 진행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진보당 광주시당 김선미 환경위원장은 "농가에서는 아직도 폐허같은 하우스를 치우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크다"며 "상황이 이런데 물 축제를 한단다. 미루는 등의 조치를 시도는 했을까 싶다"고 꼬집었다.

시민사회활동을 하는 장헌권 목사 역시 "폭우로 괴물같은 물 때문에 힘들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런 때에 물 축제를 한다는 광산구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광산구는 물 축제 논란이 일자 이날 오후 축제 장소 인근 상인회와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남 함평군도 오는 26일부터 물총 대전과 EDM 버블파티 등 부대행사가 포함된 '물놀이 페스타'를 열기로 했다. 이번 수해로 51억5000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된 곳이다.

장흥군도 26일부터 제18회 정남진 장흥물축제를 열고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와 물싸움, 수중 줄다리기 등을 진행한다. 다만 장흥 및 인접 지역의 경우 이번 호우의 직접적인 피해는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닷새간 쏟아진 이번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19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된 상태다. 주택 침수·파손, 도로·교량 파손 등 시설 피해 6752건이 발생해 현재 44%가량만 응급 복구됐고, 12개 시도·1282세대 2549명이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전자 신임 CEO에 류재철 사장...가전R&D서 잔뼈 굵은 경영자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가 용퇴하고 신임 CEO에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이 선임됐다.LG전자는 2026년 임원인사에서 생활가전 글로벌 1위를 이끈

네이버 인수 하루만에...두나무 업비트 '540억' 해킹사고

네이버가 두나무 인수결정을 한지 하루만에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445억원 규모의 해킹사고가 터졌다.업비트는 27일 오전 두

LG U+, 임원 승진인사 단행...부사장 3명, 전무 1명, 상무 7명

LG유플러스가 2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부사장 승진 3명, 전무 승진 1명, 상무 신규 선임 7명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이번 인사는 중·장기 성

"보이스피싱 막겠다"...LG U+와 KB국민은행, 예방체계 구축한다

KB국민은행과 LG유플러스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KB국민은행과 LG유플러스는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금융과 통신데이터를 결합한 인

아름다운가게, 사회혁신가 '뷰티풀펠로우' 15기 선발

아름다운가게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사회의 지속가능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회혁신리더 뷰티풀펠로우 15기를 선발했다

두나무 품은 네이버 "K-핀테크로 글로벌 간다...5년간 10조 투자"

두나무를 인수한 네이버가 앞으로 인공지능(AI)과 웹3간 융합이라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K-핀테크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

기후/환경

+

[날씨] 아직 11월인데...눈 '펑펑' 내리는 강원도

27일 강원도에 눈이 많이 내리면서 대설주의보까지 내려졌다.기상청은 이날 낮 12시를 기해 화천·양구군평지·강원남부산지·강원중부산

호주 화석연료 배출 전년比 2.2% 감소...재생에너지 덕분

호주가 재생에너지 전환율이 커지면서 화석연료 배출량이 줄어들었다.2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의 올해 화석연료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날씨] 겨울 알리는 '요란한 비'...내일부터 기온 '뚝'

27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린 후 기온이 뚝 떨어지겠다.이날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남

열대우림 벌목만 금지?...매장된 화석연료 '3170억톤 탄소폭탄'

전세계 열대우림 아래에 막대한 화석연료가 매장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26일(현지시간) 환경전문매체 몽가베이(Mongabay)에 따르면, 국제환경단체 '리

英 보호구역 84%서 '플라스틱 너들' 검출..."생태계 전반에 침투"

영국 자연보호구역 곳곳에서 플라스틱 너들(nurdle)이 발견됐다.26일(현지시간) 환경단체 피드라(Fidra)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전역의 '특별과학보호

플라스틱 문제 일으키는 '조화'...인천가족공원서 반입 금지될듯

인천가족공원에 플라스틱 조화(造花) 반입을 자제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2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산업경제위원회를 통과한 '인천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