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기후 피해보상에 보험사 거덜나면 자본주의도 무너진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04 16:15:29
  • -
  • +
  • 인쇄
▲올초 대형산불로 폐허가 된 팰리세이즈(사진=AP 연합뉴스)

지구온난화가 초래한 극한기후로 인한 피해보상을 해주는 보험사들이 파산해 더이상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자본주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세계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독일 알리안츠의 권터 탈링거(Günther Thallinger) 전 최고경영자(CEO)는 "보험사가 더 이상 기후위험을 보장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세계 온도가 치솟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보험사가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를 감당하지 못하고 철수하는 실정"이라며 "보험이 없으면 모기지부터 투자에 이르기까지 다른 금융서비스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매년 대형산불 피해를 입었던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에서 주택보험 대부분이 사업을 철수했거나 보상내용을 줄였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미 오랫동안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심각한 리스크로 취급해왔다. 영국 보험사 아비바(Aviva)는 최근 10년간(2014~2023년) 극한기후로 인한 피해액이 2조달러(약 2924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고, 미국 글로벌 보험중개사 갤러거(Gallagher)는 지난해 보상한 기후관련 피해액이 4000억달러(약 584조98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탈링거는 "전세계 탄소배출량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고 현재 정책으로는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2~3.4℃까지 상승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3℃를 넘을 경우 정부가 구제금융을 제공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보험의 소멸은 금융부문 근간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주택뿐만 아니라 인프라, 교통, 농업, 산업 모두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야노스 파스테르 전 유엔기후변화 사무차장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보험부문은 기후영향에 관한 한 탄광의 카나리아"라고 말했다. 탄광의 카나리아란 재앙이나 위험을 예고하는 조기경보를 뜻하는 관용구로, 과거 탄광에서 유해가스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공기에 민감한 카나리아를 데리고 들어가 위험을 감지하던 것에서 유래했다. 즉 보험업계가 기후영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들의 분석은 코앞까지 닥친 위기라는 의미다.

탈링거는 "유일한 해결책은 화석연료를 줄여 배출량을 줄이거나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하는 것뿐이며, 다른 모든 행위는 지연이나 방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다행히 화석연료를 무공해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은 이미 준비돼 있다"면서 "이같은 기술을 한시라도 빨리 상용화하는 것이야말로, 시장과 금융, 문명이 계속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