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진화시킬 마지막 빗방울...못 끄면 또 강풍에 확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7 09:57:52
  • -
  • +
  • 인쇄
▲26일 경북 청송군 청송읍 야산으로 산불이 번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불의 기세가 7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7일 전국적으로 내린 약간의 비가 산불진화에 도움이 되기를 간절하게 기원하고 있지만 산림당국은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건조한 대기는 습도가 높아지면서 불을 진화할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부터 낮 사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경상권은 밤까지 비가 이어지겠다. 충북과 호남에는 늦은 오후까지, 산불이 이어지는 영남에는 밤까지, 제주에는 28일 아침까지 비(제주산지는 비 또는 눈)가 오는 곳이 있겠다.

그런데 비가 제일 간절한 경북과 경남내륙 지역은 비가 찔끔 오는데 그치겠다. 이 지역에 내리는 비는 27일 오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데다, 비구름대가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넘어오면서 세력이 약해져 사실상 산불진화에 도움이 못될 지경이다.

이날 예상 강수량은 제주 5∼30㎜, 수도권·강원영서·전남남해안·부산경남남해안 5∼10㎜, 충청·호남(전남남해안 제외)·울산·경남(남해안·서부내륙 제외) 5㎜ 내외, 강원영동·대구·경북·경남서부내륙·울릉도·독도 5㎜ 미만이다.

경남은 남해안을 중심으로 5∼20㎜의 비가 내리겠다. 산불이 발생한 산청·하동지역은 정오쯤 빗방울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5㎜ 비가 내리면 약 23시간, 10㎜ 비가 내리면 46시간 정도 산불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이번 비는 영남을 중심으로 내려진 건조특보도 해제시키지 못할 전망이다.

이번에 내린 비에 산불을 못 끄면 산불피해는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기상예보에 따르면 이번에 비가 내린 뒤 최소 다음주 일요일인 6일까지 비소식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비가 온 후 비구름대를 몰고 오는 저기압 때문에 차고 건조한 강풍이 또 불 것으로 예보돼 있어 산불이 더 확산될 수 있다.

일본 남쪽 해상에서 고기압이 빠져나가지 않고 있어서 저기압이 다가오면 기압간 거리가 가까운 남고북저(南高北低) 기압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저기압과 고기압이 근거리에 놓이면 공기가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이동하도록 만드는 기압경도력이 강해진다.

당분간 곳곳에 순간풍속 시속 55㎞(15㎧) 내외 강풍이 이어지겠으며, 강풍특보가 내려진 제주와 경북내륙 일부를 중심으로는 순간풍속이 시속 70㎞(산지는 90㎞)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바람이 거세겠다.

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갈 때 우리나라 서쪽에선 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해 '서고동저' 기압계가 만들어지겠다. 이 기압계에선 우리나라로 북서풍이 강하게 분다.

북서풍은 기온도 뚝 떨어뜨리겠다. 27일 낮 최고기온이 14∼24℃까지 오르며 예년보다 매우 포근하겠지만, 비가 그친 뒤 밤부터 북서풍이 유입되면서 28일은 기온이 평년기온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겠다. 29일은 기온이 평년기온보다 3∼6℃ 낮겠다. 아침 기온이 하루 새 10℃ 안팎으로 급락할 전망이니 주의가 필요하다.

이날 미세먼지는 대부분 지역에서 대체로 '보통' 수준이겠다. 경북은 산불의 영향으로 미세먼지가 짙겠다. 또 수도권과 강원영서, 충청은 오후 한때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각각 '매우 나쁨'과 나쁨 수준으로 치솟겠는데 오후부터 황사와 국외 미세먼지가 재차 유입되기 때문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현대차 기술인력 대거 승진·발탁...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의 제품경쟁력을 책임질 수장으로 정준철 부사장과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각각 제조부문장과 R&D본부장 사장으로 승진됐다.현대자동

KT 신임 대표이사 박윤영 후보 확정...내년 주총에서 의결

KT 신임 대표로 박윤영 후보가 확정됐다.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윤영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윤영 전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기후/환경

+

트럼프의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 美감사국이 감사 착수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이 적법했는지 감사를 받는다.미국 에너지부 감사국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약 80억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올해 지구평균 1.48℃...英 기상청 "내년도 1.4℃ 이상 오른다"

영국 기상청(Met Office)이 2026년 전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4℃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영국 기상청은 2026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내년부터 '탄소세' 부과하는 EU...세탁기 등 180개 제품으로 확대

내년 1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하는 유럽연합(EU)이 CBAM 부과대상 제품을 세탁기와 부품 등 완제품으로 대폭 확대한다.유럽연합(EU)은

인공위성 2.4만개 충돌할까 '아찔'...태양폭풍 닥치면?

현재 지구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의 개수가 2만개를 넘어선 상태에서 태양폭풍과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충돌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李대통령 "한전 왜 발전자회사로 나눴나"…발전사 통폐합에 속도?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전력산업 구조개편'으로 한국전력 발전부문이 5개 자회사로 나뉜 것에 의문을 던졌다.이 대통령은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