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련중이던 전투기가 민가에 폭탄을 투하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6일 오전 10시쯤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낭유대교 인근 노상에 포탄이 떨어졌다. 한미연합훈련을 하던 도중에 공군 전투기가 포탄을 잘못 떨어뜨린 것이다. 이 사고로 민간인 13명과 군인 2명 등 총 15명이 크고작은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이 사고로 피해를 본 민가만 7가구다. 이 가운데 주택 2채는 부서지고, 군부대 성당의 벽면 유리창이 파손됐다. 화물차 1대도 파손됐다.
목격자들은 '쿵'하는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말했다. "차를 운전 중이었는데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고 의식을 잃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날 공군과 육군 그리고 주한미군이 참여하는 한미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열렸고 공군은 F-35A·F-15K·KF-16·FA-50 등 13대의 전투임무기를 투입했다. 주한미군 전투기는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공군은 훈련중이던 KF-16 2대에서 MK-82 폭탄 각각 4발, 총 8발이 민가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MK-82 폭탄은 건물·교량 파괴 등에 사용되는 폭탄으로 직경 8m·깊이 2.4m의 폭파구를 만들 정도로 위력이 강하며, 위치정보시스템(GPS) 유도 방식이 아닌 무유도 방식으로 투하된다. KF-16 2대가 동시에 오폭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보아 폭격 좌표가 잘못 설정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훈련중인 공군 전투기가 오폭으로 인명 피해를 입힌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고다. 지난 2004년 공군의 F-5B 전투기가 충남 보령에서 연습용 폭탄을 오폭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은 있지만, 당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게다가 공군은 초반엔 오폭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보도가 나간 후에야 부랴부랴 진상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사고 후 100분이 지나서야 공군 전투기에서 MK-82 폭탄이 잘못 투하됐다고 발표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추가 폭발 위험 등을 감안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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