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식물 뿌리가 똑바로 자라는 이유 밝혀졌다

손민기 기자 / 기사승인 : 2025-01-13 14:03:32
  • -
  • +
  • 인쇄
▲가뭄 상황의 식물 뿌리 성장변화 메커니즘 (자료:Current Biology)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지면 식물이 물을 찾기 위해 뿌리를 땅속으로 곧고 깊게 뻗게 만드는 성장원리가 밝혀졌다. 이 원리를 활용하면 가뭄에 강한 작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노팅엄대 라훌 보살 교수와 중국 상하이 자오퉁대 궈창황 교수팀은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지면 식물들은 땅속 깊은 곳에 있는 물에 접근하기 위해 '아브시스산(ABA)'이라는 식물호르몬을 조절해 뿌리를 더 곧게 자라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아브시스산(ABA)'은 성장 호르몬인 옥신(auxin) 생성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옥신이 많이 생성되면 뿌리는 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중력방향으로 더 곧게 자라게 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어린 벼와 옥수수의 유전자를 조작해 ABA 생성을 억제한 다음, 가뭄 환경에 노출하고 정상적인 식물체 뿌리의 성장을 비교했다.

그 결과, ABA는 식물의 성장 호르몬의 하나인 옥신(auxin) 생성을 촉진시켜 뿌리가 중력을 향해 더 바르게 자라게 하는 뿌리 중력 굴성(root gravitropism)을 강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을 준 뿌리(왼쪽)과 물을 주지 않은 뿌리 비교 (자료:University of Nottingham 제공)


대조군으로 ABA 생성을 차단한 유전자 조작 식물체는 가뭄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식물체에 비해 뿌리 중력 굴성이 약하게 나타나 뿌리가 더 넓은 각도로 퍼지면서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ABA가 뿌리 성장 각도를 어떻게 변화시켜 더 깊은 땅속의 물을 찾을 수 있게 하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인류에게 핵심 농산물인 벼와 옥수수에서 모두 확인됐다"며 "이는 이 메커니즘이 다른 곡물 작물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농작물이 물 부족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향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ABA가 가뭄 내성에 중요하면서도 ABA가 곡물 작물의 가뭄 저항성에 중요한 뿌리 시스템 구조를 조절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여전히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가뭄은 세계 식량안보에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가뭄으로 인해 발생한 농작물 생산 손실은 약 3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라훌 보살 교수는 "식량 불안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식물의 성장을 제어하는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할수록 식물이 가뭄을 더 잘 견디고 수확량을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 설계에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온라인 1월 10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프랑스, 내년부터 화장품·섬유에 'PFAS' 사용금지

프랑스가 내년부터 화장품과 섬유에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 사용이 금지된다.프랑스의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경기도, 전국 최초로 '기후테크 산업육성 조례' 제정

기후테크의 정의와 사업 육성 지원에 대한 제도적 근거를 담은 '기후테크 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경기도에서

LG화학, 여수공장과 中텐진 '폐기물 매립제로' 국제인증 획득

LG화학이 폐기물을 매립하지 않고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국제인증을 한국과 중국 사업장에서 동시에 받았다.LG화학은 국내 여수 화치공장과 중국 톈진

SK케미칼, CDP 기후변화 분야 평가 'A등급' 획득

SK케미칼이 글로벌 평가기관으로부터 ESG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SK케미칼은 최근 국제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로부터 기

KCC, 폴리우레아 방수·바닥재 '환경표지' 인증

글로벌 응용소재화학기업 KCC가 폴리우레아 방수·바닥재 '시공시스템'에 대해 환경표지 인증을 획득했다고 20일 밝혔다. 환경표지 인증은 '환경기

코오롱 어린이 드림캠프…장학생 30명 3년간 지원

코오롱그룹이 올해 30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3년간 지원할 예정이다. 코오롱그룹 비영리 재단법인 꽃과어린왕자는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경기 용인 코오

기후/환경

+

'2026 월드컵' 축구선수들 전례없는 기후스트레스 겪는다...왜?

오는 2026년에 치뤄지는 'FIFA 월드컵'에 참가하는 축구선수들은 높은 온도와 습도에 노출돼 건강에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20일(현

"석유 시추금지 풀지마"...환경단체들, 美트럼프 대상 소송제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환경단체로부터 2건의 소송을 당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대상으로 제기한 첫번째 소송이다.19일(현지시간) 그린피스와 생물다

탄소감축의 획기적 방법?...CO2가 재생연료 '메탄올'로 변신

온실가스의 주범 이산화탄소(CO2)를 재생연료로 변신시킬 수 있는 촉매가 미국에서 개발됐다.왕해량 미국 예일대학 화학과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18일(

2000년 이후 해수면 1.8cm 상승..."빙하 6.5억톤 녹은탓"

2000년 이후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약 1.8cm 상승했고, 앞으로 녹는 속도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9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학교 탄소배출 줄이자'...본지 참여 '넷제로앳스쿨' 대구 20개교 진행

기후변화 뉴스를 중점 보도하고 있는 뉴스트리가 학교를 대상으로 탄소를 감축하는 '넷제로앳스쿨' 프로젝트의 '넷제로 얼라이언스'로 참여한다.'넷제

美 환경규제 '뒷걸음'?…트럼프 기후내각 친환경 반대자들 대거 포진

화석연료 옹호자부터 빅 오일 기업가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내각은 '드릴, 베이비 드릴'이라는 선거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인선으로 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