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평가 'A' 받았던 애경...제주항공 참사로 '불매운동' 조짐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2-31 11: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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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형석 애경 총괄부회장(왼쪽부터)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유가족 대기실을 방문해 사과한 뒤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둘러싸고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그룹 책임론이 부상하면서 애경산업 주가가 급락하고 온라인에서 불매운동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애경그룹의 계열사인 애경산업은 지난 10월 한국ESG기준원(KCGS)에서 실시한 '2024년 ESG 평가'에서 4년 연속 '통합 A등급'을 획득한 기업이었다.

3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애경그룹 계열사 브랜드 목록이 공유되면서 "불매하자"라는 글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참사인 데다 제주항공이 정비시간을 충분히 갖지 않고 비행시간을 최대한 늘려 안전보다는 수익을 올리는 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계열사로까지 책임론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과거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까지 다시 거론되면서 비판은 한층 거세지고 있다. 애경그룹 계열사 주가도 급락했다. 지난 30일 제주항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65% 하락했다. 제주항공의 지분 50.3%를 보유한 AK홀딩스 주가는 12.12% 꼬꾸라졌고, 계열사인 애경산업도 4.76% 내렸다.

다만 온라인에서 '불매운동' 움직임에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애경은 불매 당해도 된다"는 반응과 "사고조사가 이제 시작됐는데 불매운동은 너무 과하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채형석 애경 총괄부회장은 지난 29일 참사 발생 직후 무안공항 사고현장을 찾아 유족들에게 사죄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제주항공은 물론 장영신 회장을 비롯해 애경그룹 차원에서 유족에게 더 적극적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족 대표는 지난 30일 "인재인지 자연재해인지 명확하게 사고원인을 따져서 유족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주고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제주항공과 모기업 애경그룹의 책임을 강조했다.

장영신(88) 애경그룹 회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 29일 저녁 공개 사과문을 통해 "신속하게 사고를 수습하고 필요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주항공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애경그룹은 장 회장의 남편인 고(故) 채몽인 창업주가 1954년 애경유지공업을 설립해 세탁비누를 생산하면서 시작됐다. 장 회장은 남편이 1970년 작고한 뒤 1972년 8월 대표로 취임해 1985년 영국 유니레버사와 합작사인 애경산업을 설립했고 1993년 애경백화점 구로점을 오픈해 유통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장남인 채형석 부회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그룹의 중추 역할을 맡았고, 제주 출신인 부친의 뜻에 따라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제주항공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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