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동안 지구의 77.6%에 달하는 토지가 이전보다 더 건조해지면서 전세계 경작지의 40%가 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이 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제16회 생물다양성협약 당사자총회(COP)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0년대~2020년까지 30년간 지구의 약 77.6% 토지가 더 건조해진 환경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0년간 '건조지대'는 430만 평방킬로미터(㎢)나 늘었다. 현재 남극을 제외한 지구 전체 면적의 40.6%가 '건조화' 현상을 겪고 있는 셈이다. 건조지대는 특정시기에만 강수량이 적은 가뭄과 달리 지역 기후가 건조해진 지역을 뜻한다. 보고서는 최근 수십년동안 세계 토지의 약 7.6%가 건조지대로 전락했다고 했다.
이로 인해 농업, 생태계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이미 토지 황폐화로 인한 식량난과 수자원 부족이 이어지면서 대규모 이주, 난민이 발생한 상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진행된 건조화로 전세계 경작지의 40%가 영향을 받았으며, 아프리카 대륙은 국내총생산(GDP) 12%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이브라힘 티아우 UNCCD 사무국장은 "가뭄은 끝이 있지만 지역 기후가 건조해지면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건조 위기가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기록돼 전세계 수십억 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실존적 위협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같은 건조화 현상의 원인은 기후변화로 꼽혔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 기간이 길어지거나 고온건조한 공기가 머무르면서 생태가 변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전세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지 못하면 금세기말까지 전세계에 남아있는 습한지역의 3%가 건조지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시나리오에서 건조화 추세는 유럽, 미국 서부 일부, 브라질, 흑해 연안, 호주 남부, 중앙 아프리카, 동아시아 등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 통제에 실패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세기말에는 최대 50억명이 건조지대에 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니콜 바거 UNCCD 과학 정책 인터페이스 의장은 "협력없이는 수십억명이 굶주림, 이주, 경제적 타격으로 점철된 암울한 미래에 직면할 것"이라며 "세계적 연대로 인류는 이 문제에 맞서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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