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뉴로토브' 인수...뇌질환 치료제 개발한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9-10 18:00:20
  • -
  • +
  • 인쇄

HLB가 카이스트 학내 창업기업인 '뉴로토브(NeuroTobe)'를 인수하며, 파킨슨병 등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분야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장한다.

HLB는 10일 공시를 통해, 뉴로토브의 주식 54만9809주를 160억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모든 절차가 완료되면 HLB는 뉴로토브의 지분 73.02%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리보세라닙의 미국 허가를 통해 글로벌 기업에 진입하는데 이어, 인구의 고령화로 급증하고 있는 신경질환 분야로 사업분야를 넓혀, 세계 톱 티어(top-tier)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행보다.

뉴로토브는 뇌과학 권위자이자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인 김대수 박사가 이끌고 있는 벤처기업으로 파킨슨병, 근긴장이상증 등 신경계 질환에 대한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HLB의 지원 하에 조기에 비임상을 마치고 한국, 미국 등에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뉴로토브는 기존 치료제가 구현할 수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파킨슨병 유전자 치료제 NT-3를 개발 중이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발병하기에, 도파민 세포가 사멸한 뒤에는 파킨슨병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세계적인 제약사들이 앞다투어 도파민 세포가 더 이상 죽지 않도록 하는 약물들을 개발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아직까지 어떠한 신약도 이미 죽은 도파민 세포를 되살릴 수는 없어, 환자들의 상태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가 어려웠다.

반면 뉴로토브는 완전히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한다. 도파민이 사멸되어도 파킨슨병의 극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뉴로토브는 도파민이 줄어들면 뇌의 시상핵에서 발생하는 '반발성 흥분신호'에 주목했다. 반발성 흥분신호를 발생시키는 CaV3.1 유전자를 차단할 경우, 도파민에 대한 해결 없이도 파킨슨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동물실험을 통해 해당 기전이 확인돼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뉴런(Neuron)'에 소개되기도 했다.

파킨슨병은 세계적으로 환자수가 1000만명 이상이며, 시장규모도 7조원이 넘는다.

뉴로토브는 이외에도 발병원인을 알 수 없었던 근긴장이상증(Dystonia)의 정확한 표적을 찾아내 세계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근긴장이상증은 환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근육의 긴장이 증가해, 통증과 함께 몸의 일부 또는 전신의 근육이 뒤틀리는 질환으로, 파킨슨병과 함께 세계 3대 운동 질환으로 꼽힌다.

뉴로토브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환자의 증상이 심해지는 것에 주목, 연구를 통해 환자의 뇌에서 세로토닌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근육에 이상이 생긴다는 점을 발견했다. 즉, 세로토닌 수용체(5HT-2AR)를 타깃해 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경우 해당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되어 학계의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HLB는 뉴로토브 인수 후 이 분야 세계 최초의 경구용 치료제(NT-1)로서 임상 1상을 위한 IND 신청 준비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희귀질환인 데다 비교적 빠르게 약효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패스트트랙 제도 등을 이용 시 임상 속도도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뉴로토브 김대수 대표는 "HLB의 리보세라닙 임상경험이 뉴로토브 파이프라인의 성공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HLB와 함께 난치성 뇌질환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신약개발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HLB그룹 한용해 CTO도 "뉴로토브의 인수를 통해 항암제 뿐만 아니라 뇌질환 분야에서도 다각적이고 독보적인 기술력과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게 됐다"며 "고령화 추세에 따라 뇌질환, 만성대사질환 등의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서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해 HLB의 장기적인 미래 가치를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