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소발전 대신 재생에너지 전환 서둘러야"
'무탄소 에너지'로 분류된 암모니아 혼소발전이 탄소감축 효과는 미미한데 미세먼지는 대폭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 핀란드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와 기후솔루션은 '독성물질의 위협, 암모니아 혼소에 의한 미세먼지 증가와 건강피해' 보고서를 통해 암모니아 혼소발전의 탄소저감 효과는 기존 석탄화력발전소 배출량의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암모니아 혼소발전'은 석탄화력발전소에 투입되는 석탄을 줄이고, 대신 암모니아를 투입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우리 정부는 혼소발전을 '무탄소 에너지'로 규정하고, 오는 2027년까지 석탄투입량의 20%를 암모니아로 대체하는 실증사업을 완료해 2030년 전체 석탄화력발전소 43기 가운데 24기에 혼소발전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암모니아 혼소발전 과정에서 연소되지 않는 암모니아가 공기중으로 배출되면서 대기의 황산염 및 질산염과 반응해 미세먼지를 형성할 수 있는데, 이 누출되는 양은 전체 암모니아 사용량의 0.1~25%에 달한다는 것이다.
누출 암모니아 비중을 0.1%로 잡더라도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에 비해 미세먼지 발생량이 1.5배 많다는 분석이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된 충남에서 혼소발전을 시행할 경우 연간 5512톤가량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8430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석탄화력발전소 4개를 새로 짓는 것과 같은 영향을 가져온다.
미세먼지는 폐암, 뇌졸중, 당뇨병 등의 질환을 일으킨다. 게다가 자체가 강한 독성물질인 암모니아는 피부에 닿기만 해도 흡수될 수 있고, 호흡곤란, 폐 기능 이상, 유전적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암모니아를 취급하는 발전소 노동자들의 안전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계획대로면 연간 암모니아 1100만톤을 발전소에서 취급하는데, 이는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의 공중보건에 큰 위험성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CREA 제이미 켈리 박사는 "현재 한국에선 미세먼지에 노출 영향으로 매년 1만명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발전소에서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재정과 기후에 위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한국 지역사회의 생명과 건강에도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암모니아 혼소발전에 필요한 암모니아는 수소를 활용해 생산되는데, 이 수소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지 않는 이상 암모니아 생산과정 자체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되레 증가시킬 수 있다. 암모니아를 액화시켜 해운으로 수입한다 해도 운송과정에서 대형선박이 내뿜는 온실가스도 피할 수 없다.
이처럼 암모니아 혼소발전의 탄소감축 효과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충남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특위 조순형 위원장은 "암모니아 혼소발전은 하루빨리 조기폐쇄시켜야 할 석탄화력을 억지로 수명연장시키는 일"이라며 "탄소중립 실효성도 경제성도 부족한 암모니아 혼소발전 계획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암모니아 혼소발전 전환계획을 반영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을 이달내로 발표할 예정이다.
정석환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확실한 온실가스 감축효과도 없이 지역사회의 불안만 초래하는 암모니아 혼소발전을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해서는 안된다"며 "지금은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석탄발전의 조기종료와 재생에너지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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