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USB와 노트북PC가 든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이를 간절히 찾는 글이 지하철 역사에 붙어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옛 트위터)에는 A4 용지를 찍은 사진이 공유됐다. 글을 게시한 누리꾼에 따르면 인천 계양역 역사에 붙은 종이를 촬영한 것이다.
종이에는 연락처와 함께 "12월 8일 계양역 도로 옆에 노트북이 든 백팩을 그냥 두고 승용차로 귀가해 가방을 분실했다"며 "사람 한 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주시면 분명 후사하겠다"는 글이 담겼다.
76세 노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백팩 속 내용물 중 USB 여러 개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집사람 관련 내용과 집사람이 사용한 전화기 등이 들어있다"며 "제발 살려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이 글을 붙인 고모(76)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도 "가방에 있던 USB에는 2년 전 곁을 떠난 아내의 생전 사진과 영상, 장례식장과 산소 사진이 모두 들어있다"며 "정말 소중한 물건인 만큼 꼭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고씨는 계양역 일대 10곳에 글을 직접 프린트해 붙였지만, 분실 13일째인 21일까지 가방을 되찾지 못한 상태다.
고씨는 지난 8일 충남 서산 출장을 갔다가 김포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계양역에서 아들 차를 탔고, 길가에 잠시 놔둔 가방을 깜빡해 분실했다.
고씨와 49년을 함께 지낸 그의 아내는 유방암에 걸려 투병 생활을 하다 2021년 10월 지인 모임에서 갑자기 쓰러진 후 73세의 나이로 숨졌다.
고씨는 "노트북이 3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제품이어서 그런지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아직 연락이 없다"며 "가방을 주운 사람이 지금이라도 꼭 연락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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