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WTO "환경파괴 보조금, 친환경 보조금으로 전환해야"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2-13 13:36:40
  • -
  • +
  • 인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이 COP28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EPA/연합뉴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세계무역기구(WTO)가 "각국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키는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해당 비용을 기후위기에 맞서 싸우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WTO에 따르면 화석연료 및 대규모 환경파괴 농업에만 연간 약 1조7000억달러의 보조금이 흘러들어가는데, 이는 기후위기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국제무역의 공정성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Ngozi Okonjo-Iweala) WTO 사무총장은 "이러한 보조금을 기후친화적인 용도를 변경해야 한다"며 "우리는 그런 보조금은 환영이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각국 정부는 태양열을 사용하는 청정스토브 사업에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며 "이런 종류의 보조금은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WTO는 선진국들이 극빈국보다 화석연료 보조금을 더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이같은 해로운 보조금을 줄이면 가난한 나라들을 위한 현금을 확보해 '손실 및 피해기금과 같은 기후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지구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로 제한한다는 목표에 맞춰 무역정책을 개편해야 한다"며 "수입관세 체계를 검토해 오염을 유발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많이 부과하고 친환경 품목에 대해서는 적게 부과해야 한다"며 차별적 관세부과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수입 관세가 화석연료 제품 관세보다 평균적으로 높다. 이에 이웨알라 총장은 "가령 많은 국가에서 중고자동차의 수입 관세가 하이브리드나 전기자동차 관세보다 낮다"며 "이는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직격했다.

WTO는 또 각국 정부의 공공조달이 1.5℃ 목표에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세계 공공조달 규모는 연간 약 13조달러로 이는 전 세계 GDP의 약 13%를 차지한다. 그러나 공공조달을 통해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친환경적인지 확인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공공조달과 연관된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15%에 달하는데, 이에 대해 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정부가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친환경 입찰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강력한 추진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WTO는 유럽연합(EU)이 실시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CBAM)에 대해서는 "중립을 지킬 것"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드러냈다. CBAM은 철강, 시멘트 등 고탄소 수입제품에 이산화탄소(CO2) 배출에 따른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우리는 각국 정부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WTO 회원국들이 반경쟁적이고 보호주의적인 정책을 시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CBAM을 둘러싼 논쟁은 치열하다. EU는 "유럽 기업들은 다른 국가의 기업들과 달리 높은 수준의 환경규제를 만족시키고 있다"며 "이는 필연적으로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는데, 유럽 산업이 해외 산업과 공정경쟁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라고 타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서는 "EU 등 선진국들은 CBAM같은 기후무역정책을 무기삼아 개발도상국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이는 보호무역주의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일부 국가는 저탄소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녹색 비교우위 확보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아프리카는 재생에너지 기술에 필요한 광물이 많은데,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를 활용해 탄소중립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가난한 국가들이 이같은 이점을 활용하려면 더 많은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며 "자국의 무역정책을 친환경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사람들은 정신차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기내식 용기 '식물성 소재'로 바꾼다

대한항공이 식물성 원료로 만든 기내식 용기를 도입한다.대한항공은 오는 12월부터 밀짚, 사탕수수, 대나무 등 비목재 식물성 원료로 제작된 기내식 용

"배출권거래제, NDC 53% 맞춰 운영"…정부, 산업계 부담 덜어준다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NDC 하한목표인 53%에 맞춰 운영하기로 했다

'젊어지는 삼성전자'...30대 상무·40대 부사장으로 '세대교체'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24명 많은 161명에 대한 임원승진을 단행했다. 인공지능(AI)와 로봇, 반도체 분야에서 미래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는 게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돈지갑' 나왔다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이 나왔다. 한국조폐공사는 진짜 돈이 담긴 화폐 굿즈 신제품 돈방석·돈지갑을 출시하고, 지난 23일 오후 2시부터 와디

파리크라상 '사업부문'과 '투자·관리부문'으로 물적분할한다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물적분할을 진행한다.SPC그룹은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에 대해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

광명시, 포스코이앤씨 공사장 오폐수 무단방류로 고발

포스코이앤씨가 오폐수 무단방류 혐의로 광명시로부터 고발당했다.경기도 광명시는 서울~광명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원광명지하차도 터파기 과정에

기후/환경

+

땅속에서도 죽지 않는다...북극 동토층 '좀비 산불'로 몸살

땅속으로 파고든 불씨가 죽지않고 타는 '좀비 산불'이 시베리아와 캐나다, 알래스카 등 북극의 새로운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좀비 산불'은 유기토양

기후취약국들 갈수록 '빚더미'..."기후재원 언제까지 대출받아 피해복구?"

기후재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기후취약국들이 기후위기를 촉발시킨 선진국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다시한번 촉구하고 나섰다.기후

1만2000년만에 분화한 화산...연기 14km까지 치솟아

에티오피아 북동부에 위치한 하일리 굽비 화산(Hayli Gubbi volcano)이 약 1만2000년 만에 처음으로 분화했다고 24일(현지시간) AFP,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

"초미세먼지 줄여라"…정부, 석탄발전소 가동중단에 출력제한 조치

온화한 날씨로 인해 올겨울 초미세먼지(PM2.5)가 지난해보다 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석탄발전소 최대 17기

탄소배출권 사서 메우자?...배출권 의존기업 탄소감축 '제자리'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확대보다 기업의 직접 감축 노력이 우선이라는 국제보고서가 공개되며 상쇄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대한상의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 모집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재생에너지 활용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연수는 오는 12월 10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