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악볕 온열재해 '건설업이 52%'인데...옥외작업자는 보호대상 아니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1 09:56:09
  • -
  • +
  • 인쇄


지난 5년간 건설업에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과 혹한기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107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기후위기 시대에 맞춰 산업안전보건규칙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은주 의원(정의당)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2022년 건설업 온열질환 재해자는 79명(사망 17명 이환 62명)이다. 이는 지난 5년간 발생한 전체 온열재해의 52%에 달하는 규모다. 제조업에서 21명, 국가 및 지자체는 18명, 건물관리지원서비스에서 10명의 온열질환 재해가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18년 건설업 온열질환자는 33명(사망 7명)으로 가장 많았고, 2019년 11명(사망 2명), 2020년 9(사망 2명)명으로 감소하다가 2021년 11명(사망 2명), 2022년 15명(사망 4명)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건설업에서 온열재해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산업안전보건규칙은 건설업 등 옥외작업자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안전보건규칙은 고열 작업을 용광로, 용선로 등 열원을 가까이 하는 공장내부 등의 작업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18~22)간 산업별 온열질환 재해 현황 (자료=이은주 의원실)

이에 따라 산업안전보건규칙의 냉난방과 통풍을 위해 적절한 온도 습도 조절장치를 설치하도록 한 사업주의 온도습도 조절 의무에서도 건설사업주는 배제된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열사병 예방 3대 이행가이드로 물, 휴식, 그늘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는 권고에 해당한다.

혹한도 건설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5년간 건설업에서 갈탄, 숯탄, 야자탄, 코코넛탄 등을 사용해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는 5명, 부상재해는 23명이었다. 밀폐 공간에서 콘크리트 양생작업을 하거나, 개방된 현장에서도 추위에 갈탄을 피우다 당한 변이다.

그런데 현재 고용노동부는 갈탄이나 숯탄 사용을 금지하지 않고 있고, 전기온풍기나 송기 마스크 사용 환기 등을 권고만 하고 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에 따르면 밀폐 공간에서 콘크리트 양생만 문제가 아니라, 지난해 12월 15일 충북의 한 천장이 개방된 현장에서 추위에 갈탄을 피우다 10명이 중독사고를 당한 경우가 있어, 사용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은주 의원은 "산업안전보건규칙에 고열 뿐만 아니라 고온을 명시하고, 옥외작업에도 온도나 습도 관리를 사용자의 의무로 규정해야 한다"면서 "또 매년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갈탄 등의 사용은 금지해야 한다"며 "잦은 폭염이나 혹한 등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법과 제도 개정의 필요성을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美투자 압박하면서 취업비자는 '외면'..."해결책 없으면 상황 반복"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의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 체포·구금 사태는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미

'색깔로 위험인지'...CJ제일제당, 안전예방 위해 '색채 디자인' 적용

CJ제일제당이 안전한 일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사업장과 물류센터에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다.CJ제일제당은 이를 위해 지난 3일 서울 서초

[최남수의 ESG풍향계] '독립이사'로 명칭 바뀌면 '거수기' 벗어날까?

상법 개정안이 지난 7월 초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데 이어 공포됐다. 이번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고 상장회사 감사위원의

카카오임팩트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서밋' 개최

카카오의 기업재단 카카오임팩트가 지난 9월 4일부터 3일간 기후기술 회의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서밋'을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기후기술과 AI, 미래

현대백화점 "장난감 기부하면 H포인트 증정"

현대백화점이 오는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7일까지 압구정본점 등 전국 점포에서 '플라스틱 장난감 업사이클'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기후/환경

+

"낙뢰로 인한 산불 증가"...기후위기의 연쇄작용 경고

기후위기가 낙뢰로 인한 산불을 더욱 빈번하게 발생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머세드 캠퍼스 시에라 네바다

'2035 NDC' 감축목표 53%? 67%?...환경부, 이달내 2개로 압축

정부가 이달 내로 '202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해 복수의 안을 국회에 제시한다.환경부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위기특별위원회에 현재 각계

강릉 저수율 12.4%…비 안내리면 4주 내 바닥난다

남부 지방은 비 예보가 있지만 가뭄에 메말라가는 강릉은 아직도 비 소식이 없다. 지금 이대로 가면 4주 이내에 강릉의 저수율은 5% 밑으로 떨어질 것으

'최악 가뭄' 강릉 저수율 12.6%...평창 도암댐 물 활용논의

강원 강릉이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연일 급수 지원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상수원은 계속해서 말라붙고 있다.강릉의 오봉저수지의 저수

2만톤 급수에도 저수율 13% 붕괴 직전...강릉시, 아파트 수돗물 잠근다

이번 주말에 서울과 수도권에는 1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지만 정작 비가 절실한 강릉은 비소식이 전혀 없어 물 부족 사태는 주말 사

서울 온실가스 70% 건물서 배출..."건축물 녹색전환 위한 제도지원 시급"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가 건축물에서 비롯되지만 이를 관리 지원할 제도나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어서 건축물에 대한 녹색전환 제도를 마련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