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바닷물 색깔이 변하고 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3 15:40:42
  • -
  • +
  • 인쇄
최근 20년새 검푸른색에서 녹색으로 변화
전세계 해양 56%에서 색깔변화가 발생해
▲NASA 아쿠아 위성이 2008년 12월 촬영한 노르웨이 북동부 해수면. 바다색이 녹색으로 변했다. (사진=NASA 홈페이지)

기후변화가 전세계 바닷물 색깔까지 바꾸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국립해양학센터 연구팀은 2002년 발사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쿠아(Aqua) 위성이 지난 20년간 모디스(MODIS) 센서를 통해 관측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후변화로 플랑크톤 개체군이 변화하면서 바닷물 색깔이 검푸른색에서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바닷물에서 반사되는 7개 가시광선 파장을 모두 분석해 녹색 식물성 플랑크톤인 클로로필의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적도 부근 열대·아열대 해역을 중심으로 전세계 해양 56% 면적에서 색깔 변화가 일어났다. 이 규모는 지구상의 모든 육지를 합친 것보다 더 넓은 면적이다.

바다의 색은 표층수를 구성하는 물질에 의해 달라진다. 클로로필 등 엽록소를 지닌 식물성 플랑크톤은 녹색을 띠고 있어, 이 플랑크톤이 많을수록 바닷물 색은 녹색에 가까워진다. 가령 홍수, 태풍 등으로 육지나 해저에서 영양분이 과다유입돼 '부영양화'가 발생하면 플랑크톤이 대규모로 번식해 바닷물 색이 녹색으로 변할 수 있다.

크기가 다른 플랑크톤은 빛을 다르게 산란시키고, 색소가 다른 플랑크톤은 빛을 다르게 흡수한다. 색의 변화를 조사하면 전세계 플랑크톤 개체군의 변화를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와의 연관성도 파악했다. 대기중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바닷물 색깔변화와 비교한 결과 그 양상이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 근거는 해양 영양분 분포와의 관련성이다. 표층수가 따뜻해지면 해수 상층부가 층화돼 심층에 있는 영양분들이 표면으로 올라오기 어려워지고, 이렇게 영양분이 부족해지면 상대적으로 작은 플랑크톤 종류들이 덩치가 큰 플랑크톤들보다 살아남기가 쉬워진다. 이같은 영양분양의 변화가 바다 전체의 색깔 및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끼친다.

다만 바닷물 색의 변화 요인은 다양하다. 연구팀도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가령 해양 환경에 증가중인 미세플라스틱도 빛의 산란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연구의 저자인 BB. 카엘 영국 국립해양학센터 연구원은 "바다 색깔은 생태계의 상태 변화를 반영한다"며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변화는 아니지만 인간활동이 우리가 이해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지구 생물권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편 NASA는 2024년 1월 PACE(Plankton, Aerosol, Cloud, ocean Ecosystem) 위성을 발사해 전세계 바다의 색을 측정할 예정이다. 해당 위성은 이미징 센서를 이용해 기존 위성보다도 훨씬 더 많은 파장으로 측정이 가능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기업 취업시장 '활짝'…하반기 2만5000명 채용한다

삼성과 현대차 그리고 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 대규모 신규 채용에 나사면서 침체됐던 취업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19일 재계에 따

[알림]'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씨이텍 등 6개 기업 시상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수상기업으로 선정된 6개사에 대한 시상식이 19

김종대 "기후대응 핵심은 스타트업...생물다양성·순환경제 아울러야"

"기후위기 대응은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이 핵심이며, 향후 기후대응은 자원순환 및 생물다양성과 통합돼 산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

AI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한다...심포지엄 개최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국가독성과학연구소와 19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 호텔에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공동

합쳐야 살아남는다?...대기업 녹색사업 '합종연횡' 봇물

탄소중립 압박과 기후위기 대응 그리고 막대한 투자비용 탓에 개별 기업에서 해결하는 것이 한계가 뚜렷해지자, 대기업들이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19

현대차, 올해 청년 7200명 신규 채용...내년엔 1만명 확대 검토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현대차그룹의 청년

기후/환경

+

[알림]'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씨이텍 등 6개 기업 시상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수상기업으로 선정된 6개사에 대한 시상식이 19

김종대 "기후대응 핵심은 스타트업...생물다양성·순환경제 아울러야"

"기후위기 대응은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이 핵심이며, 향후 기후대응은 자원순환 및 생물다양성과 통합돼 산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

[주말날씨] 전국 또 '비소식'…강릉 저수율 27.7%까지 회복

이번 주말 전국 날씨는 대체로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특히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도 비가 내릴 예정이다.19일 오후부터 전국에 내리기 시작

가뭄이거나 폭우거나...온난화로 지구기후 갈수록 '극과극'

전 지구적으로 기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글로벌 수자원 현황 2024' 보고서를 통해 수개월째 비가

"재생에너지 188조 필요한데…정책금융 투자액은 여전히 안갯속"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에 188조원을 투자해야 하지만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금융 대부분은 재생에너지보다 화

지역 1인당 교통 배출량, 서울의 2배…"무상버스가 대안"

비수도권 교통 배출량이 서울의 2배에 달하면서 '무상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녹색전환연구소가 18일 발표한 보고서 '작은 도시의 교통 혁명,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