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칠하고 난입하고...기후활동가들 '과격시위' 오히려 효과적?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0 18:21:18
  • -
  • +
  • 인쇄
▲5일(현지시간)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회원이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반짝이 테이프 등을 뿌리며 시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격한 시위 방식이 대중의 인식과 달리 시위 목적을 이루는데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유럽권을 중심으로 환경단체들의 과격시위가 잇따르고 있고, 그 규모와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은 지난 12주동안 거의 매일 런던에서 느린 행진 시위를 벌였으며 유명 행사를 목표로 삼아 난입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중과 언론, 정치인들이 일제히 이러한 과격시위를 비판, 비난하는 추세다.

그러나 영국 가디언은 전문가들이 기후운동에 있어 "비폭력·파괴적 전술의 전략적 사용을 강조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위 싱크탱크 '사회변화연구소'(Social Change Lab)가 주관한 설문조사 결과, 참여학자 10명 중 거의 7명이 과격한 시위 전술을 "꽤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각각의 시위가 대중과 정치적 반발을 불러일으켰지만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견해다.

설문 응답자 중 한 명인 이탈리아 트렌토대학의 사회학부교수 루이자 파크스(Louisa Parks)는 "과격한 기후시위는 단기적 역효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보다 광범위한 문화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응답자인 바트 카마츠(Bart Cammaerts) 런던 경제대학 정치·커뮤니케이션 교수는 "우리가 좋든 싫든 사회변화의 역사는 정치적 경쟁과 분열의 역사이기도 하다"며 "일상생활의 혼란은 종종 언론의 관심을 받고, 대의명분에 대한 가시성을 창출하며, 무엇보다도 정치·재계 엘리트들이 타협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도록 촉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후시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여론과 상반되는 결과다. 지난 2월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의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국인의 78%가 과격시위는 운동가들의 대의를 방해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제임스 외즈덴(James Özden) 사회변화연구소 소장은 "사회운동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전략적 혼란이 효과적인 전술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운동의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전술적 요소라고 믿는다"며 "이는 사회변화를 이해하는 우리의 직관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시위를 향한 대중의 첫 반응을 효과적 시위의 지표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격시위가 모든 사안에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응답자의 약 70%가 기후운동과 같이 대중의 인식과 지지가 높은 운동은 과격한 방식이 효과가 있다고 답했지만, 백신 반대와 같이 인식은 높지만 지지가 낮은 문제에 관해 과격한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비율은 30%에 불과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사회운동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외부 사건에 대응해 신속하게 동원하고 확장하는" 능력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운동의 성공을 위협하는 내부요인은 '내부갈등 또는 운동 내 분쟁'과 '명확한 정치적 목적 부재'였다.

조사 결과에 대해 저스트 스톱 오일 대변인 제임스 스키트(James Skeet)은 "시민저항에 있어 필요한 정치적 압력을 일으키는 대화를 촉발하려면 대중의 혼란이 필요하다"며 "이런 종류의 전술은 사람들에게 불편하지만, 슬프게도 이것이 사회변화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황사만 날아온게 아니었다...봄철 초미세먼지 55%는 '중국발'

봄마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불청객은 황사뿐만이 아니었다. 국내 초미세먼지의 절반 이상도 중국에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국립환경과학원

3만년도 넘은 美 만년설 100년만에 사라질 위기

빙하기 때부터 이어져온 미국 산맥의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2100년에 이르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전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 사상 첫 석탄 추월...중국과 유럽 덕분

전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석탄 발전량을 넘어섰다.국제에너지 분석기관 엠버(Ember)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 상반기 글로

충북 옥천 동쪽서 규모 3.1 지진 발생…"피해 보고는 없어"

8일 오전 충북 옥천 동쪽 지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5분쯤 충북 옥천군 동쪽 약 10km 지점에서 규모 3.1의 지

대만 화롄서 또 지진…새벽에 규모 5.0 진동에 '화들짝'

지난 4월 강진으로 피해를 입었던 대만 화롄 지역에서 8일 오전 또다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대만 중앙기상청(CWB)에 따르면 지진은 이날 오전 6시

수령 어려진 열대우림...탄소저장공간 1억4000만톤 사라져

열대지역 나무들의 수령이 어려지면서, 숲에 저장돼있다 방출된 탄소가 1억4000만톤에 이른다는 연구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독일 GFZ헬름홀츠 지구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