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휴가제-유연근무제 활용해 매주 병원 동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출산율이 0.78명으로 최하위인 우리나라에서 국내 처음으로 초산에 네 쌍둥이를 자연분만한 가족이 탄생했다.
무려 100만분의 1 확률을 뚫은 태어난 네 쌍둥이는 딸 셋에 아들 하나다. 경사의 주인공은 남편 송리원(39)씨와 아내 차지혜(37)씨다. 사실 네 쌍둥이는 지난 3월 16일 당초 예정이었던 5월 10일보다 두달가량 앞서 태어났다. 0.9kg으로 가장 작게 태어난 첫째가 지난주 건강하게 퇴원하면서 네 쌍둥이는 완전체가 됐다.
지난 2020년 결혼한 이 부부는 임신 준비를 했지만 컨설팅 회사에서 밤낮없이 일하느라 엄두를 못냈다. 그러다가 지난해 6월 SK온으로 이직이 확정되면서 아이를 갖기로 결심했다. 남편이 이직하자 아내인 차지혜씨가 먼저 "SK는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회사라고 들었다"며 곧바로 난임 병원을 찾았다. 그 결과, 송리원 PM은 지난해 9월 입사한지 이틀만에 네 쌍둥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부부는 입사 선물처럼 찾아온 네 쌍둥이 소식에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모아둔 돈도 없고 맞벌이는 계속 해야 하는데 아이 넷을 어떻게 키우나 하는 현실적 고민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뱃속의 아이가 한 명이라도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떨칠 수 없었다. 4명 모두 건강하게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에 태명도 찰떡, 콩떡, 꿀떡, 호떡으로 지었다.
부부의 걱정대로, 임신 순간부터 피부에 와 닿았던 문제는 의료비였다. 임신 기간 정기검진이 잦았고, 출산 이후에도 0.9~1.3kg으로 태어난 네 쌍둥이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때까지 입원해 적잖은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의료비 부담은 크게 덜 수 있었다. 회사에서 의료비를 지원해준 덕분이다. 아내 차 씨는 "병의 경중이나 수술 여부와 관계없이 회사에서 의료비를 지원해줘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SK온의 근무시스템도 큰 힘이 됐다. 송PM은 상사의 결재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쓰는 휴가 제도와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아내와 매주 병원에 동행할 수 있었다. 아내 차 씨는 "고위험산모라 병원에 자주 갔는데 그때마다 남편이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동행할 수 있어 큰 의지가 됐다"고 말했다. 송PM은 "임신기간엔 병원 따라다닌 기억밖에 없다"며 웃었다.
33주간의 기다림 끝에 만난 아이들이 일란성 쌍둥이 딸 리지(理知)와 록시(祿施), 셋째인 아들 비전(備前), 막내딸 설록(設錄)이다. 앎을 다스리는 학자, 행복을 베푸는 의사, 앞을 내다보는 경영자, 말을 기록하는 변호사가 각각 되면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도 이름에 담았다.
SK온은 송PM 부부의 네 쌍둥이 출산 소식을 사내방송을 통해 전사적으로 알리고 축하했다. 송PM의 동료가 사내 방송팀에 직접 출산 소식을 제보해 성사시킨 일이다. SK온은 특히 송PM의 애로사항을 듣고 네 쌍둥이 출산기념 선물로 육아도우미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동섭 CEO도 친필 카드와 선물바구니를 보내 출산을 축하했다.
송PM은 "SK온에 와서 아내가 임신을 결심했고, 복지제도 덕분에 부담도 훨씬 줄었으니 SK온이 낳고 기른 네 쌍둥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내 차 씨도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아이들을 큰 걱정없이 잘 키울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가장 중요한 것같다"며 "아이들을 건강하게 잘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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