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난리났다"...국내 최초 초산에 네 쌍둥이 자연분만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5-10 15:45:35
  • -
  • +
  • 인쇄
SK온 직원, 임신-출산 의료비, 회사복지로 해결
자율휴가제-유연근무제 활용해 매주 병원 동행
▲국내 최초로 초산에서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네 쌍둥이 (사진=SK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출산율이 0.78명으로 최하위인 우리나라에서 국내 처음으로 초산에 네 쌍둥이를 자연분만한 가족이 탄생했다.

무려 100만분의 1 확률을 뚫은 태어난 네 쌍둥이는 딸 셋에 아들 하나다. 경사의 주인공은 남편 송리원(39)씨와 아내 차지혜(37)씨다. 사실 네 쌍둥이는 지난 3월 16일 당초 예정이었던 5월 10일보다 두달가량 앞서 태어났다. 0.9kg으로 가장 작게 태어난 첫째가 지난주 건강하게 퇴원하면서 네 쌍둥이는 완전체가 됐다.

지난 2020년 결혼한 이 부부는 임신 준비를 했지만 컨설팅 회사에서 밤낮없이 일하느라 엄두를 못냈다. 그러다가 지난해 6월 SK온으로 이직이 확정되면서 아이를 갖기로 결심했다. 남편이 이직하자 아내인 차지혜씨가 먼저 "SK는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회사라고 들었다"며 곧바로 난임 병원을 찾았다. 그 결과, 송리원 PM은 지난해 9월 입사한지 이틀만에 네 쌍둥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부부는 입사 선물처럼 찾아온 네 쌍둥이 소식에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모아둔 돈도 없고 맞벌이는 계속 해야 하는데 아이 넷을 어떻게 키우나 하는 현실적 고민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뱃속의 아이가 한 명이라도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떨칠 수 없었다. 4명 모두 건강하게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에 태명도 찰떡, 콩떡, 꿀떡, 호떡으로 지었다.

부부의 걱정대로, 임신 순간부터 피부에 와 닿았던 문제는 의료비였다. 임신 기간 정기검진이 잦았고, 출산 이후에도 0.9~1.3kg으로 태어난 네 쌍둥이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때까지 입원해 적잖은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의료비 부담은 크게 덜 수 있었다. 회사에서 의료비를 지원해준 덕분이다. 아내 차 씨는 "병의 경중이나 수술 여부와 관계없이 회사에서 의료비를 지원해줘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SK온의 근무시스템도 큰 힘이 됐다. 송PM은 상사의 결재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쓰는 휴가 제도와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아내와 매주 병원에 동행할 수 있었다. 아내 차 씨는 "고위험산모라 병원에 자주 갔는데 그때마다 남편이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동행할 수 있어 큰 의지가 됐다"고 말했다. 송PM은 "임신기간엔 병원 따라다닌 기억밖에 없다"며 웃었다.

33주간의 기다림 끝에 만난 아이들이 일란성 쌍둥이 딸 리지(理知)와 록시(祿施), 셋째인 아들 비전(備前), 막내딸 설록(設錄)이다. 앎을 다스리는 학자, 행복을 베푸는 의사, 앞을 내다보는 경영자, 말을 기록하는 변호사가 각각 되면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도 이름에 담았다.

SK온은 송PM 부부의 네 쌍둥이 출산 소식을 사내방송을 통해 전사적으로 알리고 축하했다. 송PM의 동료가 사내 방송팀에 직접 출산 소식을 제보해 성사시킨 일이다. SK온은 특히 송PM의 애로사항을 듣고 네 쌍둥이 출산기념 선물로 육아도우미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동섭 CEO도 친필 카드와 선물바구니를 보내 출산을 축하했다.

송PM은 "SK온에 와서 아내가 임신을 결심했고, 복지제도 덕분에 부담도 훨씬 줄었으니 SK온이 낳고 기른 네 쌍둥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내 차 씨도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아이들을 큰 걱정없이 잘 키울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가장 중요한 것같다"며 "아이들을 건강하게 잘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차, 올해 청년 7200명 신규 채용...내년엔 1만명 확대 검토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현대차그룹의 청년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명 정보 털렸다...카드번호, CVC까지 유출

롯데카드 해킹 사고 피해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카드는 피해 고객 전원에게 전액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이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환경

+

가뭄이거나 폭우거나...온난화로 지구기후 갈수록 '극과극'

전 지구적으로 기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글로벌 수자원 현황 2024' 보고서를 통해 수개월째 비가

"재생에너지 188조 필요한데…정책금융 투자액은 여전히 안갯속"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에 188조원을 투자해야 하지만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금융 대부분은 재생에너지보다 화

지역 1인당 교통 배출량, 서울의 2배…"무상버스가 대안"

비수도권 교통 배출량이 서울의 2배에 달하면서 '무상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녹색전환연구소가 18일 발표한 보고서 '작은 도시의 교통 혁명,

'2035 NDC' 60% 넘어설까...환경부, 7차례 토론회 연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하기 위한 대국민 논의가 시작된다.환경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