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해조류 미세플라스틱 오염 심각...주변 바다보다 10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4 12:25:14
  • -
  • +
  • 인쇄
▲AWI 연구팀이 북극 빙하와 바닷물에서 미세플라스틱 함량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AWI)


북극 해빙 아래에 서식하는 해조류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알프레드베그너연구소(AWI) 연구팀은 북극 조류의 일종인 '멜로시라 아티카'(Melosira arctica)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주변 바닷물보다 10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1년 여름 멜로시라 조류와 주변 물을 채취해 미세플라스틱 함량을 분석한 결과 조류 입방미터당 평균 3만1000±1만900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주변 해수 농도의 약 10배다.

해조류는 먹이사슬의 기초를 이루고 있어 조류에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되면 이를 먹이삼는 생물 전체에 위협을 미칠 수 있다. 조류가 죽어 해저에 가라앉으면 미세플라스틱도 그대로 심해 바닥에 침전돼 해저 생태계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멜로시라 아티카는 봄과 여름 해빙 아래에서 수 미터 길이까지 빠르게 자란다. 이렇게 성장한 조류가 죽으면 녹은 얼음과 달라붙어 하루 만에 해저 수천 미터까지 가라앉고, 해저생물과 박테리아에게 중요한 먹이공급원이 된다. 이 과정에서 조류에 든 미세플라스틱이 심해까지 오염시킨다.

섬모조류인 멜로시라 아티카는 특성상 끈적한 점액질을 지니고 있어 주변 미세플라스틱을 끌어모으기 쉽다. 점액에 갇힌 미세플라스틱은 그대로 해저로 이동해 해양생물들에게 먹힌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더욱이 조류가 해저로 하강할 때는 원위치에서 거의 일직선으로 떨어진다. 이번 연구를 이끈 멜라니 버그만(Melanie Bergmann) AWI 생물학자는 "해조류가 미세플라스틱을 해저로 직접 운반하는 것으로 밝혀져 해빙 가장자리 아래 위치의 해저에서 유독 높은 수치의 미세플라스틱이 측정되는 이유가 어느 정도 설명된다"고 보았다.

▲해빙 아래 붙어 서식하는 해조류 '멜로시라 아티카'. 최근 이 조류에서 주변보다 10배 높은 농도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사진=AWI)

심해뿐만 아니라 해수면에 서식하는 동물성 플랑크톤도 조류를 먹이로 먹는다. AWI 측은 미세플라스틱이 빙하지대 동물성 플랑크톤 유기체에 미세플라스틱이 만연해진 원인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플랑크톤이 물고기에게, 물고기는 바닷새와 바다표범에게, 이들이 다시 북극곰에게 먹히며 플라스틱이 쌓여가는 셈이다.

북극에서는 폴리에틸렌, 폴리에스테르, 폴리프로필렌, 나일론, 아크릴 등 다양한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북극 거주민들은 해양 생태계에 의존해 단백질을 공급받는데 이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과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고 버그만 박사는 우려했다.

미세플라스틱은 이미 인간의 장을 비롯한 인체와 다른 생물들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연구되지 않았지만 유기체의 행동, 성장, 번식력 및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 인간의 혈액과 정맥, 폐, 태반, 모유에도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시사됐다. 더욱이 플라스틱에 들어간 화학물질은 인간에게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기후위기로 심각한 환경격변을 겪는 북극생태계가 미세플라스틱과 화학물질에까지 오염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신규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여 플라스틱 오염을 줄일 것을 촉구했다. 버그만 박사는 현재 협상 중인 세계플라스틱협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오는 5월말 파리에서 열릴 차기 협상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EU 탄소세' 기업대응 올해 15개 사업 지원한다

올해부터 시행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국내 기업들이 원활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본격 지원에 나선다.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

LG전자 '마린 글라스' 기술로 순천만 생태계 복원 나선다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마린 글라스'로 순천만 갯벌 생태계 복원에 나선다.LG전자는 이를 위해 순천시, 서울대학교 블루카본사업단과 '블루카본 생태계

하나은행, AI·SW 기업 ESG 금융지원 나선다

하나은행이 ESG 경영을 실천하는 AI·SW 기업에 최대 2.0%의 금리 우대 대출을 제공한다.하나은행은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의 'AI

아름다운가게, 설 앞두고 소외이웃에 '나눔보따리' 배달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는 설 명절을 앞두고 소외이웃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하는 나눔캠페인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를 7~8일 이틀간 진행했다고 9일 밝

국가녹색기술연구소 5대 소장에 '오대균 박사' 임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설 국가녹색기술연구소(NIGT) 제5대 소장으로 오대균 박사가 5일 임명됐다. 이에 따라 오 신임 소장은 오는 2029년 2월 4일까지

기초지자체 69% '얼치기' 탄소계획...벼락감축이거나 눈속임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국가가 정한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 40% 이상의 목표를 수립한 곳은 23곳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기초지자체

기후/환경

+

[설연휴 날씨] 주말 18℃까지 '껑충'...귀성길 '안개·살얼음' 주의

이번 설 연휴는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연휴 초반에는 평년보다 5℃ 안팎으로 기온이 높다가, 이후 평년 수준의 기온으로 돌아오겠다. 다만 서해안

'기상법'과 '기후변화예측법' 국회 통과...기상예보 정확도 높인다

기상청의 '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이 '수치모델개발원'으로 개편되면서 기상예보 정확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기상청은 '기상법'과 '기후·기

美 '위해성 판단' 폐지 선언...온실가스 규제 뿌리째 '흔들'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가 온실가스 규제의 법적 토대가 되는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270㎞ 강풍에 주택 90% '와르르'...마다가스카르 '쑥대밭'

마다가스카르가 시속 270km에 달하는 사이클론(인도양 열대성 폭풍)에 쑥대밭이 됐다. 11일(현지시간) 마다가스카르 국가위험재난관리청(BNGRC)은 사이클

[날씨]"숨쉬기 무섭다"...추위 풀리니 미세먼지 '극성'

12일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나타내, 외출시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강원 산지를 제외한 전국

한여름 차량 실내온도 6.1℃ 낮추는 '투명냉각필름' 개발

국내 연구진이 한여름 뙤약볕에 세워둔 차량의 실내온도를 최대 6.1℃까지 낮출 수 있는 투명 냉각필름을 개발했다.고승환 서울대 교수와 강첸 미국 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