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보다 무서운 남획…상어·가오리 '멸종위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1-18 14:11:16
  • -
  • +
  • 인쇄
산호초 서식 134종 중 14종 사라질 위기
다른 종에도 큰타격…해안생태계 초토화

상어와 가오리의 멸종위기가 다른 종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전세계 산호초 지대에 서식하는 상어·가오리의 약 2/3가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연구결과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학술지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2021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조정한 상어·가오리 1200종의 보존상태 평가를 조사한 결과 산호초에 서식하는 종이 다른 종보다 훨씬 큰 위험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전체 상어·가오리 가운데 산호초에 서식하는 종이 134종이며 이 중 상어 5종, 가오리 9종이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134종 가운데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종은 꽁지가오리(ribbontail ray) 1종뿐이다.

장거리를 이동하는 대형 종들은 보호수준이 제각기 다른 여러 관할구역을 거쳐 가기 때문에 더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는 상어와 가오리의 감소가 생태계와 해안공동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어와 가오리가 사라지면 "산호초에 닥친 생태학적 결과가 다른 종에 연쇄영향을 미치고 그 중 다수는 되돌리기 어렵거나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어와 가오리가 급감한 데에는 남획의 비중이 크다. 저명한 상어·가오리전문가인 콜린 심펜더퍼(Colin Simpfendorfer) 호주 제임스쿡대학 교수는 "이들은 4억 5천만 년 동안 진화했고 여섯 번의 대멸종에서 살아남았지만 현재의 어획압력은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단지 몇 가지 종에 그치는 것이 아닌 광범위한 멸종위기"라는 것이다.

여기에 지구온난화가 전세계 산호초를 위협하면서 상어가 직면한 압박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들은 상어와 가오리의 포획을 줄일 국제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산호초와 이에 의존하는 해안생태계에 더욱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펜더퍼 교수는 기후변화도 문제지만 어업이 상어·가오리에게 닥친 당장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업을 규제하지 않으면 10년 내에 대멸종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의 기반이 된 2020년 연구에서도 상어는 전세계 산호초의 20%에서 생태계 내 역할을 하지 못하고 번식이 불가능한 '기능적 멸종' 상태라고 결론지었다.

연구의 수석저자인 사만다 셔먼(Samantha Sherman)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 박사는 황소상어, 뱀상어, 귀상어, 가오리와 같은 대형 종이 그물에 더 쉽게 걸려 더욱 위험에 처해있으며 "이들은 성체가 되기까지 약 20년이 걸리기 때문에 어획된 개체수가 다시 증가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번식기가 오기도 전에 어획되면 급격히 감소한다는 것이다.

셔먼 박사는 "다수 지역에 서식하는 종이라 해도 소수의 국가에서만 보호받는다면 결국 개체군에 극심한 영향을 미친다"며 국제적 보호노력을 촉구했다.

조디 루머(Jodie Rummer) 제임스쿡대학 해양생물학자이자 상어·가오리전문가는 상어와 가오리가 서식하는 산호초의 경우 이미 표백현상, 폭염 및 열대성 사이클론에 시달리고 있으며, 어떤 생태계에서든 최상위 포식자를 제거하면 전체 생태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획·혼획을 방지하려면 서로 다른 지정학적 경계의 극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