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치료제는 물…"탄소 배출량 30% 흡수"

전찬우 기자 / 기사승인 : 2022-11-30 18:43:50
  • -
  • +
  • 인쇄
스톡홀름 국제 물 연구소 보고서
"습지 복원·폐수처리 시스템 시급"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데 물이 엄청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스톡홀름 국제 물 연구소(Stockholm International Water Institute, SIWI)는 "넷제로에 도달하기 위한 필수 요소: 기후 변화 완화에서 물의 역할 규명"이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2년 동안 진행된 연구는 세계 곳곳에 분포한 숲과 습지가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30%를 흡수하는 중요한 탄소 저장소라고 밝혔다.

특히 습지는 지구 생물권을 통틀어 토양 탄소가 가장 많이 저장되어 있는 곳이다. 대표적인 습지로는 미국 플로리다의 에버글레이즈, 보츠와나의 오카방고 삼각주, 베트남의 메콩 삼각주 등이 있다. 그러나 현재 에버글레이즈는 농업과 각종 개발 사업으로 인해 원래 크기의 50%로 줄어들었으며, 다른 습지들 또한 제대로 보존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습지가 거대한 탄소 저장고로 기능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습지의 보호 및 복원은 시급한 과제다.

떨어지는 물의 낙차를 이용하는 수력 발전은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물 손실이 전력 생산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화력 등 탄소를 배출하는 다른 발전 방식으로의 전환을 이끌어, 탄소 배출과 가뭄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2022년 현재 네바다와 애리조나의 경계에 위치한 미드 호(Lake Mead)와 후버 댐(Hoover Dam)은 27%의 저수율로 역대 최저 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물은 폐수처리 과정에서도 필수 요소다. 처리되지 않은 폐수에서는 생물학적 과정을 거쳐 메탄가스가 생성되는데, 이는 주요 온실가스 중 하나다. 미국의 경우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폐수처리를 위한 적절한 인프라가 없는 환경에서 살아간다. 이에 대해 연구 저자 말린 런드버그 잉게마르손(Malin Lundberg Ingemarsson)은 "지구의 기후 시스템과 물 순환은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필요한 곳에 제때 물을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전세계에서 폐수처리되지 않은 채 방출되는 물의 양이 폐수처리된 양의 세 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폐수에 의한 온실가스 생성을 방지하려면, 앞으로 폐수처리 시스템을 보완·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잉게마르손은 "앞으로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 데 있어 물의 역할을 규명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며 "특히 2023년 3월 뉴욕에서 열리는 물에 관한 UN 회의에서 본 연구 결과가 널리 퍼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기후/환경

+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북극 '오존 파괴의 비밀' 풀었다...얼음 속 '브롬 가스'가 단서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 강릉...저수율 16.7%로 상승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최악의 사태는 피해간 강릉에 또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일 오전 6시 기준 16.7%로 전일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