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윤활유? 알고보니 그린워싱..."규제와 관리 강화해야"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11-08 11:00:03
  • -
  • +
  • 인쇄


'친환경'으로 포장해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의 그린워싱 행위를 방지하려면 친환경 제품에 대한 검증방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기후솔루션과 소비자시민모임은 서울 중구 모임공간 상연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SK루브리컨츠의 '탄소중립 윤활유 제품'을 포함해 기업들의 그린워싱을 방지할 수 있는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그린워싱은 실제로 친환경 제품이나 이미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이를 친환경으로 포장하는 행위를 말한다.

지난 9월 SK루브리컨츠는 탄소배출권 구매를 통해 생산, 수송, 소비, 폐기 등 제품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상쇄한 '탄소중립 윤활유'를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자 기후솔루션은 지난달 27일 SK루브리컨츠의 '탄소중립 윤활유 제품'이 허위, 과장된 표시·광고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시민모임은 광고를 중단하기 위해 임시중지명령을 요청했다.

최근 환경부도 해당 제품을 비롯해 SK에너지의 '탄소중립 석유제품', 포스크의 '탄소중립 LNG'를 대상으로 실증조사를 진행했고, 사실확인을 거쳐 각 제조사에 시정명령 등 후속조치를 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시민모임의 윤명 사무총장은 "탄소중립 제품도 친환경 식품인증처럼 구체적인 규제와 감독이 필요하다"면서 "소비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고 선택할 권리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솔루션 하지현 변호사는 "SK루브리컨츠의 탄소중립 윤활유는 생산과 소비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국제적 신뢰도가 높은 자발적 탄소배출권 인증기관인 미국의 베라(Verra)로부터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상쇄하는 방식"이라며 "그러나 민간 기반 배출권 시장은 통일된 규범과 모니터링 체계가 부재해 이런 인증만으로 SK루브리컨츠가 구매하는 배출권의 유효성과 합리성을 검증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 변호사는 또 "베라가 판매하는 배출권은 과나레 조림 프로젝트에 기초하며 이 프로젝트로 총 온실가스 780만톤(tCO2e)이 감축된다고 설명됐다"면서도 "SK루브리컨츠가 실제 구매한 배출권은 이 중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자사 홈페이지에서는 구체적인 감축량을 공개하는 대신 780만톤이라는 프로젝트 총량만 홍보해 소비자들에게 마치 이 배출권 구매로 780만톤이 감축되는 듯한 인상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상쇄배출권을 이용해 탄소중립 제품으로 광고하는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감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업이 탄소중립을 달성했는지 실증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해 상쇄배출권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탄소배출이 없는 제품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후솔루션은 "기업은 상쇄배출권이 완전한 탄소중립이 아니라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의 정확한 수치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이 배출권의 유효성을 신중히 살펴 구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자발적 배출권 시장과 민간 인증기관에 대한 신뢰성과 객관성에 대한 의문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신중하게 자발적 시장과 거기서 거래되는 배출권의 유효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컴투스·카겜·위메이드...ESG 경영성과 담은 보고서 속속 발간

위메이드와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게임사들이 ESG 경영 성과를 담은 ESG 보고서를 속속 발간했다.위메이드는 보고서를 통해 △ESG 경영 체계 △

EU '그린 클레임 지침' 무산…정치적 이유로 좌초되는 첫 사례

유럽연합(EU)이 기업의 허위 친환경 마케팅을 막기 위해 추진해온 '그린 클레임 지침(Green Claims Directive)' 입법이 무산될 처지다.지난 2023년 3월 처음 제안

우리銀, 4000억 규모 ESG 후순위채 발행

우리은행이 4000억 규모의 후순위채권(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ESG채권 형태로 발행했다고 24일 밝혔다.이번 채권은 10년 만기, 고정금리 연 3.31%로 발

대한항공 '그린 스카이패스 프로젝트'...도심숲 조성한다

대한항공이 스카이패스 회원과 함께 환경에 기여하는 '그린 스카이패스(GREEN SKYPASS)' 2차 프로젝트를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그린 스카이패스는 대한항

'삼천리 70년' 나눔과 봉사 실천..."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삼천리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나눔상생을 실천하고 있다.20일 삼

네이버, 2024년 재생에너지 사용 통해 온실가스 9144톤 감축

네이버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3만925톤(tCO2eq) 절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가 9144톤에 달했다.네이버는 20일 발간한 '2024 통합보

기후/환경

+

6월 체감온도가 46℃...美 중부·동부 '지글지글' 끓는다

미국 중부와 동부가 '6월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NWS)은 이번 폭염이 이번주 중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유타주 솔

'아시아 온난화' 지구평균보다 2배 빠르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과 해수면 상승, 해양열파, 극한강수로 몸살을 앓았던 아시아는 지구평균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잠잠한 대서양...6월말인데 허리케인 발생건수 'O'인 까닭

올해 대서양이 잠잠하다.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은 6월부터 시작되는데 올해는 6월이 3주나 흘렀는데도 아직 첫번째 허리케인도 발생하지 않았다. 바닷

비닐봉투 사용금지 했더니...해안쓰레기가 줄었다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거나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펼친 결과, 해안에서 발견된 비닐쓰레기가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닐봉투에 의한 동물

비 오면 벽체 내려앉아...세계문화유산 무령왕릉 5호분 보존처리 시급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주 무령왕릉 5호분이 장마철 등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토양에 수분이 증가하면서 벽체

지구 기온 4℃ 오르면...2100년 식량 생산량 절반으로 '뚝'

지구온난화로 인해 2100년에 이르면 식량 생산량이 절반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솔로몬 샹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