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의회가 친환경 투자 기준인 녹색분류체계(Taxonomy·택소노미)에 가스와 원전을 포함시켰다.
EU의회는 6일(현지시간) 열린 본회의에서 천연가스와 원자력발전을 택소노미에 포함시키는 EU집행위원회(행정부격) 제안에 대한 표결에서 찬성 328표, 반대 278표, 기권 33표로 최종 가결했다.
택소노미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녹색' 경제활동으로 인정되는 목록을 담은 분류체계다. EU의 기후 및 환경 목표에 맞는 민간투자 목적의 경제활동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과 조건을 담고 있어 기업과 투자자, 정책 입안자가 투자활동에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이다.
지난 2월 집행위가 수립한 택소노미 초안에는 가스와 원전이 포함돼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EU의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계기로 기류가 바뀌었다. 가스 투자가 늘어나면 결국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유럽 의존도를 심화하고 러시아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에 따라 지난달 15일 EU의회 소위원회인 환경위원회와 경제위원회에서 가스와 원전이 포함된 택소노미에 대한 반대 결의안을 찬성 76표, 반대 62표, 기권 4표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소위원회의 반대 결의안은 이날 본회의 투표에서 과반수를 넘지 못하면서 좌초됐다.
룩셈부르크 출신 크리스토프 한센(Christophe Hansen) EU의회 의원은 표결에 앞서 "가스와 원전을 택소노미에 포함시키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높이는 일이며, 우크라이나인들의 목숨이 바닥에 나뒹굴도록 하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반면 폴란드 출신 보그단 으존카(Bogdan Rzonca) EU의회 의원은 "상대적으로 빈곤한 EU 회원국들은 석탄화력발전을 줄이기 위해 가스와 원전에 대한 민간투자가 필요하다"며 "기존 택소노미안에 대한 반대는 회원국 내 빈부격차를 확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출신 질 보이어(Gilles Boyer) EU의회 의원은 "재생에너지 수요를 쫓아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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