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석유수입 40.2%, 차량온실가스 98% 감축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 '2035년 엔진 퇴출'을 두고 완성차업계가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는 가운데 실제 우리나라가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빨리 중단할수록 환경적 이점은 물론 경제적 편익이 더 커진다는 해외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24일 영국 경제컨설팅 전문기관인 케임브리지 이코노메트릭스(Cambridge Econometrics·CamE)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의뢰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탈내연기관 정책의 경제환경 영향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CamE는 유럽연합(EU), 영국 산업자원부, 세계자연기금(WWF) 등 다양한 기관에 경제분석 및 자문을 제공한 바 있다. 최근 진행한 주요 분석으로는 EU 전체 및 독일, 영국 등 주요 EU 회원국의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추진시 예상되는 영향 등이 있다.
EU는 2026년부터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고,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신규판매를 금지했다. 2035년 국내 내연기관 자동차 등록을 중단하겠다는 윤 당선인 공약 역시 이같은 움직임과 보조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공약에 대해 국내 산업계 등 일각에서는 탈내연기관시 일자리 감소와 같은 경제적 악영향이 따를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와 달리 유럽 주요국에서 사용된 모델링 기법으로 분석한 한국의 탈내연기관 경제 파급효과는 '긍정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2035년 탈내연기관 목표를 달성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석유수입이 급감하고 가계소득이 늘면서 국내총생산(GDP)은 물론 전체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35년 한국이 내연기관 자동차 등록을 중단하면 2050년에 이르러 2020년 대비 석유수입이 40.2% 감소하고, 반대급부로 GDP는 0.26% 늘면서 일자리도 5만7000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영국처럼 탈내연기관 시점을 5년 더 앞당길 경우 2050년 신규 일자리 창출은 내연기관 자동차 분야 일자리 감축분을 모두 상쇄하고도 최대 5만9000개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2030년 내연기관 판매 중단 시나리오 | 2035년 내연기관 판매 중단 시나리오 (윤 당선인 공약) | |
2020년 대비 2030년 영향 | ||
GDP | 0.19% | 0.12% |
고용 | 4만개 증가 | 2만6000개 증가 |
석유수입량 | 26.0% 감소 | 16.1% 감소 |
자동차 CO2 배출량(mtCO2) | 8700만톤 감소 | 5400만톤 감소 |
2020년 대비 2050년 영향 | ||
GDP | 0.27% | 0.26% |
고용 | 5만9000개 증가 | 5만7000개 증가 |
석유수입량 | 40.5% 감소 | 40.2% 감소 |
자동차 CO2 배출량(mtCO2) | 9억3200만톤 감소 | 8억100만톤 감소 |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가 중단되면 자동차 수요가 대부분 전기자동차로 전환된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가계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유비 지출이 사라지고, 전기자동차 가격도 하락하면서 차량구입비를 포함한 교통비 지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같은 가계소득 증가 효과는 상품 및 서비스 지출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파급된다. 결과적으로 2030년에 이르면 전기자동차 운전자는 내연기관 자동차 운전자보다 연간 1121달러(약 137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2050년까지 전기자동차 인프라 구축을 위한 누적 투자비용은 200억달러(약 24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다만 2050년까지 시한이 길고,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각자에 가는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탈내연기관 정책은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이점이 확실하다. 자동차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98% 줄어 누적 이산화탄소 감축량은 8억100만톤에 달할 전망이다. 또 내연기관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 및 미세먼지(PM10) 등 공기오염물질이 대폭 감소하게 된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CamE의 존 스테닝(Jon Stenning) 에너지·기후 책임자는 "기존 환경분석에서는 전기자동차가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무겁기 때문에 브레이크 작동시 타이어가 마모되면서 더 많은 미세먼지가 나온다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전기자동차는 모터를 이용한 회생제동을 하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오히려 더 적게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나 환경 측면에서 부가적인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이번 연구로 전기차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감소효과같은 환경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GDP 증가, 가계소득 증대와 순고용 증가 등 경제적인 면에서도 이익이 크다는 점이 확인됐다. 전력의 탈탄소화와 내연기관 퇴출이 함께 한다면 더 큰 경제적 편익을 가져온다"고 밝혔다
최은서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2035년 전 세계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미국과 유럽연합은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며 "윤석열 당선인도 빠른 내연기관 등록 금지 및 EURO7 도입 공약을 이행해 수송부문의 탈탄소를 서두르고, 이 과정에서 영향을 받는 노동자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 대책을 마련 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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