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R 솔루션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하고 확대해야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공기중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일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9일(현지시간) 국제 에너지 싱크탱크 에너지전환위원회(ETC)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ETC는 2050년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전세계 에너지, 산업, 수송, 건물, 기후변화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다.
보고서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설정한 인류생존의 마지노선 '1.5℃ 목표'를 지키려면 이산화탄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온실가스 저감정책을 시급히 시행해야 하지만 '이산화탄소 제거'(Carbon Dioxide Removal·CDR) 기술이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목표라고 지적했다.
CDR은 탄소순환 과정을 의도적으로 변경시켜 대기중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CDR은 대규모 조림 등을 통한 '자연·기후 기반 솔루션', 직접공기포집(DAC)을 활용한 '공학기반 솔루션', CCUS(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바이오에너지 생산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솔루션' 등 크게 3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ETC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각국이 2050년까지 모든 경제분야에서 탈탄소를 이뤄야 한다며 '1.5℃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2030년까지 석탄사용률을 절반 이하로 감축하고, 벌목을 70% 줄이는 등의 방안을 주요 이정표로 삼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기후위기는 이산화탄소의 현재 배출량이 아닌 지금까지 누적된 온실가스로 빚어진 재앙이기 때문에 적어도 70~220기가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대기중으로부터 제거해 누적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매년 3.5기가톤의 이산화탄소 제거를 시작으로 2050년까지 총 165기가톤의 누적 제거량을 달성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다. 다만 해당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자금이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현재 CDR에 투자되는 자금은 매년 약 100억달러(약 12조3000억원)로 이산화탄소 제거량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0.1%에 불과한 10메가톤 규모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를 이행하려면 2030년까지 매년 약 2000억달러(약 246조원)로, 현재의 20배에 달하는 자금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ETC는 CDR에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민·관이 적극적으로 공조해 '탄소거래시장'을 활성화시킬 것을 제안했다. 정부는 농업 보조금을 돌려 자연복원 기금을 마련하고, 기업은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메울 수 없는 부분을 탄소배출권 구매 및 이산화탄소 제거 용역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CDR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젤 토핑(Nigel Topping) 유엔기후변화협약 고위급 기후행동 챔피언은 "신속하고 철저한 탈탄소 정책과 더불어 정부와 기업은 당장 함께 머리를 맞대고 CDR 솔루션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확대해야 한다. 이는 올 11월 이집트에서 개최 예정인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정신과 '1.5℃ 목표'를 이어가는 데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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