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가스 파이프라인 이용해 수소 운반
네덜란드가 해상풍력과 기존의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녹색수소'를 만들고 운반하는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독일 에너지회사 RWE는 해안가에서 멀리 떨어진 네덜란드 북해의 해상풍력으로 녹색수소를 만드는 시범사업인 'H2opZee'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석유가스 탐사기업인 넵튠에너지와 공동개발 협력을 체결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한 수소는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물을 산소와 수소로 나누는 전기분해 방법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전기가 풍력이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것이라면 친환경 녹색수소로 분류된다.
'H2opZee'는 네덜란드 북해에 300~500메가와트(MW) 전해조 용량을 구축하고, 여기서 만들어진 수소를 기존 가스를 운반하던 파이프라인으로 육지에 운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실증 프로젝트다. 이런 종류와 규모는 세계 최초다. 파이프라인의 용량 범위는 10~12기가와트(GW)에 이른다.
이 프로젝트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첫 단계는 타당성 조사를 한뒤 네덜란드 바다에서 수소 운반을 시작하는 것이다. 두번째 단계는 시스템을 실현하는 것으로 완료시점이 2030년이다. RWE와 넵튠은 올 2분기 타당성 조사에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RWE의 해상풍력담당 스벤 우테르뭘렌(Sven Utermöhlen) CEO는 "수소는 탈탄소화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에너지"라며 "H2opZee를 통해 해상풍력이 대규모 녹색수소 생산을 위한 이상적인 기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RWE는 해상풍력 분야에서 20년 이상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넵튠에너지의 렉스 드 그루트(Lex de Groot) 상무는 "가스 인프라를 수소운반 인프라와 통합시키면 에너지 전환이 더 빠르고 저렴하게 이뤄질 수 있다"면서 "이런 인프라는 기술적으로 적합해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지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해양에너지의 시스템통합 및 재사용의 이정표를 제시한 것이다.
기존에 있던 파이프라인 등의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를 운반하는 개념은 처음 나온 게 아니다. 지난해 7월 이탈리아 에너지인프라기업 스냄(Snam)의 CEO는 수소의 '아름다움'은 수소를 쉽게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는 것이라며 수소의 미래 비전을 설명했다. 그는 기존 파이프라인이 바이오연료뿐만 아니라 녹색수소를 운송하는 데도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수소발전은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지멘스에너지의 CEO는 현재 녹색수소에 대해 "상업적 사례가 없다"면서 녹색수소의 한계를 언급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위원회에서 2030년까지 40GW 규모의 재생수소 전해조 설치계획을 세우는 등 녹색수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H2opZee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네덜란드는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한 지식과 전문성을 토대로 해상풍력 및 녹색수소 생산의 가치사슬을 구축하는 한편 전세계로 관련 지식과 기술을 수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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