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이내 가동...녹색수소로 녹색철강 만들계획
유럽에서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 에너지 '녹색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스페인 전력회사 이베르드롤라와 스웨덴의 H2그린스틸은 녹색수소 생산을 위해 23억유로(약 3조원)를 투입해 1기가와트(GW)의 전기분해 용량을 갖춘 설비를 짓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세계 설치된 수소 전해조 용량은 0.3GW에 불과하다. 이를 감안하면 1GW 규모의 전해조 용량은 전세계 최대 규모인 것이다.
이를 위해 제휴한 이베르드롤라와 H2그린스틸은 앞으로 개발할 발전시설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운영하기로 했다. 이베르드롤라는 녹색수소를 생산현장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H2그린스틸은 매년 200만톤의 직접환원제철(DRI) 생산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녹색수소를 사용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지분투자와 친환경 프로젝트 및 공공 재정지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녹색수소 생산시설은 이베리아 반도에 들어서게 되며, 2025년~2026년 사이에 가동될 예정이다. 양사는 녹색수소 생산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250만~500만톤의 녹색철강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토르 모소 이베르드롤라 자유화 사업이사는 "녹색수소는 철강생산과 같은 중공업 산업의 탈탄소화에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가 녹색수소의 경쟁력을 높여 더 크고 정교한 전해조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수소발전은 생산방식 및 응용범위가 다양하고 여러 산업에 사용될 수 있어 차세대 에너지로 손꼽힌다. 특히 물을 산소와 수소로 전기분해할 때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이용한다면 완전히 재생가능한 수소 즉 '녹색수소' 생산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철강은 대표적인 탄소배출 산업이다. IEA는 "철강은 탄소배출량은 1위이고, 에너지 소비량은 2위"라며 "전세계 철강산업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매년 2.6GT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철강은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의 75%를 석탄에서 얻고 있기 때문에 석탄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산업이다. 그만큼 석탄을 대체할 청정 에너지원 확보가 시급하다.
이베르드롤라와 H2그린스틸이 제휴한 것처럼, 최근 몇 년간 녹색수소 생산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올 11월 호주에 본사를 둔 철강기업 포르테스쿠 퓨처 인더스트리는 녹색수소 생산을 위해 건설장비업체 JCB, 영국 녹색수소업체 라이즈 수소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회사들은 영국의 최대 녹색수소 공급업체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같은 달 노르웨이 에너지기업 노르스크 하이드로는 석유회사인 쉘과 녹색수소 생산에 초점을 맞춘 공동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녹색수소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만큼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다. 크리스찬 브러치 지멘스에너지 CEO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녹색수소와 관련한 상업적인 사례가 없다"며 "이 기술과 사례들을 상용화할 수 있는 경계 조건을 정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본적으로 재생에너지가 풍부해 전력이 저렴하게 공급돼야 하지만 녹색수소 생산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녹색수소는 생산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이 상용화의 걸림돌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녹색수소가 상업화되려면 최소 10년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전라남도가 한국고등기술연구원·전남테크노파크·한국전력·한국에너지공대 등 국내 유수 9개 전문기관과 함께 1메가와트(MW) 규모의 녹색수소 성능시험센터를 구축한다. 수전해 시스템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 과정의 최종단계로 구축되는 이 센터는 2024년까지 국비 153억원 등 총 237억원을 들여 영광 대마산단 6600㎡ 부지에 건설된다. 여기서 생산된 녹색수소는 인근 지자체의 수소충전소에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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