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기행] 성게알에 전복까지...제주 '해물뚝배기'

뉴스트리 / 기사승인 : 2021-06-07 1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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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알이 들어간 해물뚝배기


제주는 해산물의 천국이다. 당연히 해산물 요리가 풍부하다. 재료가 좋으니 맛도 좋다. 종류도 다양하다. 생선구이, 찜, 회, 매운탕, 맑은 국 등등. 식성에 따라 골라먹을 수 있다.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다시게 한다. 제주의 대표음식은 여러가지가 있다.

다양한 해물요리와 제주산 흑돼지 요리가 널리 알려져 있다. 해물뚝배기도 제주 대표음식으로 빼놓을 수 없다. 해물뚝배기는 다양한 해산물이 들어간다. 서귀포에 해물뚝배기를 잘하는 식당이 있다. 삼보식당이다. 1986년에 문을 열었다. 35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허름한 건물이 옛 모습 그대로다. 제주 도민에게 널리 알려진 곳이다.

이곳 뚝배기는 특이하다. 뚝배기에 성게 알이 들어간다. 비싼 성게 알을 듬뿍 넣는다. 성게 알이 국물 맛을 진하게 한다. 숟가락에 성게 알이 춤을 춘다. 성게 알의 향연에 전복이 흥을 돋는다. 먹기 좋은 크기의 전복 3개가 자태를 뽐낸다. 전복이 소리친다. 이 몸도 성게 알만큼 비싸다고 소리를 높인다.

성게 알에 전복이라니. 임금님 수라상 같은 느낌을 준다. 감탄사를 내뱉을 시간이 없다. 홍합과 조개들이 수줍은 듯 얼굴을 내민다. 우리도 맛이 있다고. 뚝배기 국물 맛을 낸 일등공신이라고 투정을 부린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속살을 끄집어낸다. 부드러운 식감이 혀를 녹인다. 홍합과 조개의 부드러움에 빠졌을 때 새우 한 마리가 나타난다.

딱새우가 화난 모습으로 껍질을 붉게 태운다. 새우 없이 국물 맛이 좋겠냐고 항변한다. 내 속살은 격이 다르다고 화를 낸다. 딱새우를 달래며 먹어 본 속살. 기가 막히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 딱새우의 큰소리에 공감이 간다. 해산물의 조화 속에 뚝배기는 최고의 맛을 낸다. 이들을 어우르는 비책이 있다. 집에서 담근 전통 된장이다. 된장의 구수함이 뚝배기의 시원함을 만들어 낸다. 제주 요리의 특색이 있다. 고추장보다 된장을 많이 사용한다.

뚝배기만 먹으며 식사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입맛 돋궈주는 반찬이 필요하다. 반찬은 소박하다. 김치와 오징어젓갈, 멸치무침 미역무침 등이 나온다. 소박하지만 맛깔스러움이 혀를 자극한다. 젓갈 맛이 흠뻑 밴 김치는 침샘을 자극한다. 계속 주인을 부르며 추가로 주문하게 된다. 물론 추가반찬은 무료다.

▲ 맛깔스러운 기본반찬


원래 이곳 뚝배기는 오분자기를 사용했다. 오분자기는 전복과 비슷한 제주 특산물이다. 제주 방언으로 떡조개라 한다. 완전 자연산이다. 간조 때 바위 밑에서 잡았다. 예전에는 아주 많이 잡혔다. 값도 쌌다. 지금은 귀한 몸이 됐다. 잡기도 힘들다.

값이 엄청 비싸졌다. 전복에 비해 훨씬 비싸다. 전복과 오분자기의 입장이 바뀌었다. 주인은 결단을 내렸다. 아쉽지만 오분자기 대신 전복을 쓰게 됐다. 그래도 바뀌지 않은 게 있다. 주인의 손맛과 정성이다. 전통을 지키려는 마음이다.

뚝배기 값은 다른 식당보다 비싼 편이다. 한 그릇에 1만5000원이다. 그래도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뚝배기의 참맛을 느끼려고. 전통의 맛과 함께 추억을 되새기려고.



글/ 김병윤 작가
   춘천MBC 아나운서
   주간야구 기자
   내외경제(현 헤럴드경제) 기자
   SBS 스포츠국 기자
   저서 <늬들이 서울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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