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색 드러낸 '신친일파'...램지어와 뉴라이트, 위안부 피해사실 부정하는 까닭

김민우 기자 · 김연수 기자 / 기사승인 : 2021-03-26 19:16:24
  • -
  • +
  • 인쇄
전범 기업 미쓰비시 지원받는 램지어 교수
엉터리 논문 지지하는 뉴라이트도 신친일파


3.1운동 102주년을 앞둔 2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한 미국 학자의 터무니 없는 주장과 이를 옹호하는 신친일파의 등장이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존 마크 램지어 교수는 국제법경제 리뷰(International Review of Law and Economics) 3월호에 발표될 논문에서 태평양 전쟁 당시 '매춘업자(brothel owner)'와 '예비 매춘부(potential prostitute)'가 엇갈리는 이해관계를 충족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이를 '게임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은 물론, 미국의 저명한 학자들까지 나서 '근거가 없는 엉터리 논문'이라 반박했지만 이른바 '뉴라이트' 인사들이 '학문적 자유'를 언급하며 램지어를 옹호하고 나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인도 아닌 미국 교수와 국내 세력이 위안부 피해사실을 부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트리가 이들의 속내는 물론, 엉터리 주장까지 하나하나 파헤쳐봤다.





◇ 전범 기업 '미쓰비시 장학생' 램지어 교수


하버드대 홈페이지를 보면 램지어 교수는 '미쓰비시 일본법 연구 교수(Mitsubishi Professor of Japanese Legal Studies)'로 소개되어 있다. 즉, 일본 미쓰비시의 후원을 받아 일본법을 연구하는 학자라는 의미. 또 그는 일본 정부로부터 훈장 '욱일장'을 받았을 만큼 '친일본' 학자다. 그런 그가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와 일본을 대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실제 논문을 들여다보면 그동안 일본 우익이 주장해온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일본군은 매춘을 강요하지 않았고, 계약서가 있었으며, 수익에 따라 위안부를 떠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논문 어디에서도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계약서의 존재여부는 밝히지 않고 있다.

게다가 논문을 처음 보도한 것은 일본 보수언론인 산케이신문. 3월에 발표될 논문 내용을 1월에 이미 알았다는 것 자체가 램지어와 일본과의 관계를 추측하게 한다.

▲ 지난 1월 28일 보도된 산케이신문 기사
   [세계로 확산 "위안부 = 성 노예" 설을 부정하는 미국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 학술 논문 발표]




◇ 램지어를 옹호하는 '뉴라이트' 세력 


램지어의 엉터리 논문에 미국 다수의 학자들이 반박과 우려를 표했지만, 오히려 국내 뉴라이트 세력은 그의 논문을 지지하고 나섰다.

반일종족주의 저자 이영훈, 주익종, 이우연과 류석춘, 정규재 등으로 대표되는 뉴라이트 활동가들은 공동 성명까지 발표하면서 "하버드대 위안부 논문은 망언이 아니다"라며 "하버드대 교수의 위안부 논문, 위안부 문제에 대한 본격적 토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동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가짜 위안부'라고 비난하면서 '위안부=매춘부'설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세력이다.

그런데 눈의 띄는 것은 이들과 일본 우익과의 관계다. 국내 한 방송에 따르면, 램지어와 마찬가지로 뉴라이트의 유력 인물들은 일본 우익 자본의 후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는 아시아 연구기금 사무총장을 지냈는데, 이 단체는 일본재단과 연결되어 있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이우연 연구원이 몸담은 낙성대 경제연구소 역시 도요타재단과 연결되어 있다. 또 램지어가 속한 미국일본학자문위원회 역시 일본재단과 관계되어 있어, 이를 모두 일본 우익과 연관성이 깊다.

이에 대해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일본은 아주 옛날부터 일본에게 유리하게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을 해외에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결국은 친일세력을 만들어온 것"이라 지적했다.

그 증거로 '뉴라이트 육성계획'이란 내용이 담긴 2008년 6월 일본 우파논단의 대담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21세기에 등장한 신친일파들을 가만히 보고만 있어야할까. 자료와 증언을 통해 사실 관계를 정리했다.

◇ 반박 ⓛ 위안부 매춘 계약서는 없었다

램지어의 논문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된 위안부 계약서의 존재여부. 한국은 물론, 미국 내 아시아 역사 학자들 모두 위안부 매춘 계약서는 없었다고 단언한다. 일본 우익과 뉴라이트 역시 해당 계약서를 증거로 제시한 바가 없다. 당시 일본군 내에 공창제(성매매 관리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합법적이었다고 주장할 뿐이다.

이에 대해 호사카 교수는 "일본군은 1927년 이미 해외에 공창제를 폐지했다"며 "당시 창기(매춘부)가 아닌 술을 따라주는 여성인 작부만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반박했다. 또 "당시 조선 여성들은 일본어를 읽을 수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면서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계약서를 주도적으로 읽고, 이해하고, 서명할 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 반박 ②일본군이 직접 위안부를 관리했다.

뉴라이트는 또 일본군이 매춘을 강요하지 않았고, 매춘업자들과 위안부 피해자들간의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위안부 동원에 일본군이 관여한 증거는 차고 넘친다.

먼저 당시 일본군이 1938년 3월 4일 작성한 '군위안소 종업부 등 모집에 관한 건'을 보면 위안부 징집업자와 헌병 및 경잘 당국와의 연계를 밀접히 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는 군이 직접 위안부 모집부터 관계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또 '위안소 이용규정' 등도 문서로 남아있는데, 위안소가 일본군의 관리 하에 운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위안부의 일본군 강제동원은 1990년대 이후 일본 정부도 이미 인정한 부분이다. 1993년 고노담화에서 일본 내각은 "위안소는 당시의 군 당국의 요청에 따라 마련된 것이며 위안소의 설치, 관리 및 위안부의 이송에 관해서는 옛 일본군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이에 관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 반박 ③ 전쟁범죄는 토론의 대상이 아니다

램지어 논문에 대한 논란이 일자, 뉴라이트는 "일본군 위안부 성노예설이 무오류의 신성불가침 영역일 수는 없다"며 "그 어떤 성역도 두지 않는 토론"을 요구하며 한국의 반응이 잘못되었다 비판한다.

하지만 국내보다 더 거세진 것이 미국 학계의 반박이다.

카터 에커트 하버드대 한국사 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은 "한심할 정도로 실증적으로, 역사적으로, 도덕적으로 모자라다"고 밝혔으며,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한일사 교수는 "논문에 쓴 '7000개의 계약서'에 대한 증거가 없다"며 "이는 학문적 사기"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 교수 역시 "터무니없는 역사 왜곡 사례"라고 잘라말했다.

심지어 에이미 스탠리 교수는 논문이 실릴 예정인 국제법경제리뷰에 공개 메일을 보내 "램지어 논문을 철회하지 않는 이유가 뭔냐"고 따져묻기도 했다.

이는 학문적 자유 이전에 사실관계가 명확한 전쟁 범죄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전범인 나치에 대한 이견을 제시하는 학자가 없듯이, 어떠한 학자도 학문이란 이름으로 범죄를 용인할 수 없는 것이다.



◇ 증거 널렸는데...아직 공격받는 위안부 할머니들


▲17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7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기자회견에서 소녀상 옆에 꽃다발이 놓여있다(서울=연합뉴스)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 14일 처음 세상에 위안부 피해사실을 알린 이후 벌써 30년이 지났지만 일본의 인정과 사과는 여전히 요원하다. 분명한 증거와 피해자가 존재하는데도, 일본 우익의 지원을 받은 21세기 신친일파들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

1992년부터 이어진 수요집회와 미 하원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한 증언들을 근거도 없이 부정하며 또 다시 상처주고 있는 것이다.

그럴수록 신친일파들에게 더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사실을 토대로 위안부는 일본이 저지른 성범죄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려가야 하는 것이다. 또 신친일파들을 더 강하게 비판해야 한다.

호사카 유지 교수도 이들에게 단호한 한마디를 전했다.
"당신들은 극우도 아니고 친일파일 뿐이다" 

한편 램지어 교수는 최근 동료 교수에게 "한국인 여성의 계약서를 확보하면 좋을 것 같았는데, 찾을 수 없었다"며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사실 그 부분에서 실수를 했다"고 인정했다.

뉴라이트는 이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서울시, 1000명 넘는 행사 '폐기물 감량계획' 의무화 추진

서울시가 하루 1000명 이상 참여하는 행사에 대해 폐기물 감량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서울시는 25개 자치구가 대규모 행사

'생산적 금융' 물꼬 틔우는 시중은행들…투자전략은 '각양각색'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총 124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지원계획을 제시하면서, 금융권 자금이 부동산이나 가계대출이 아닌 산업과 기업의

'카카오 AI 돛' 출범…"2030년까지 100개 AI 혁신기업 육성"

카카오그룹이 4대 과학기술원과 손잡고 지역 인공지능(AI) 인재와 혁신기업 육성 추진기구인 '카카오 AI 돛'을 설립한다. 카카오는 2030년까지 5년간 500억

포스코 '사고다발 기업' 오명 벗나...올들어 중대재해 'O건'

지난해 6명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포스코가 올해 들어 단 한 건의 산업재해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포스코는 올

롯데·이마트, 메탄 감축목표 '낙제점'..."육류 위주 공급망이 문제"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육류·유제품·쌀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메탄 감축목표가 '낙제점'이라는 국제환경단체의 평가가 나왔다. 20일 글로벌 환

FC서울 홈 개막전 앞두고...서울월드컵경기장에 '다회용기' 도입

서울시가 오는 22일 열리는 FC서울 홈 개막전에 맞춰 서울월드컵경기장 안팎의 편의점과 푸드트럭에 다회용기를 전면 도입한다고 19일 밝혔다.시는 서

기후/환경

+

폭염과 폭우·가뭄이 '동시에'...2025년 한반도 이상기후 더 심해져

2025년은 산업화 이전대비 기온이 1.44℃ 상승한 역대 가장 더웠던 해 3위를 기록한만큼 우리나라도 6월부터 시작된 폭염이 10월까지 이어지는 등 역대급

'빌 게이츠·제프 베이조스' 전용기 기후피해 유발 1·2위...일론 머스크는?

전용기 이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피해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인물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인 것으로 드러났다.미국 스탠포

美 36년간 내뿜은 온실가스 1경5000조 피해유발...한국 기후손실액은?

1990년 이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전세계가 약 10조달러(약 1경5000조원) 규모의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피해는 미국뿐 아니라

서부는 41℃ 폭염, 동부는 눈폭풍…美대륙 '극과 극' 이상기후

미국 서부는 기록적인 폭염을 겪고 있는데 동부는 폭우·폭설·한파가 동시에 나타나는 '극과극' 이상기후가 일어나고 있다. 서부의 이상고온

바닥 드러나는 댐과 하천들...평년 밑도는 강수에 봄 가뭄 '비상'

예년보다 비가 턱없이 적게 내리면서 봄철 가뭄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도서지역과 서해안, 경남 등 지리적 특성상 외부 수자원 의존도가 높은

"EU, 탄소중립 목표 완화해야"...합의해놓고 뒷말하는 獨 장관

지난해 온실가스를 겨우 0.1% 감축한 독일이 유럽연합(EU)을 향해 탄소중립 목표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카테리나 라이헤 독일 연방경제에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