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금융당국 기후정책 亞 '중하위권'…"인니와 필리핀보다 점수 낮아"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9-23 14:40:59
  • -
  • +
  • 인쇄
▲'아세안3+' 금융당국 기후정책 평가점수 (자료=녹색전환연구소)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권 국가들에 비해 경제규모와 제도적 역량이 월등함에도 금융권의 기후대응 정책 수준은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싱크탱크 포지티브머니가 23일 발간한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녹색중앙은행 성적표'에 따르면 한국의 금융당국 기후정책 성적표는 130점 만점에 '24점'에 불과했다. 이는 말레이시아(43)와 인도네시아(40), 필리핀(40)보다 하위그룹이 속해있다. 

이번 보고서는 포지티브머니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를 통칭하는 '아세안3+' 각국의 중앙은행과 금융감독기관의 기후대응 정책을 분석해 이들이 국제기후금융 전환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평가한 것이다.

보고서는 '아세안3+'의 중앙은행과 금융기관들의 녹색정책 실행 수준을 △연구 및 옹호활동(10) △ 통화정책(50) △ 금융정책(50) △모범적 이행(20) 등 4개 분야로 나눠 평가했다.

4개 분야에서 점수를 매긴 뒤 이를 '선도/중간/후발'로 그룹을 나눴는데, 우리나라는 태국과 함께 중간그룹으로 분류됐다. 태국이 우리나라보다 1점이 많은 25점이었고, 우리나라보다 점수가 낮은 국가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 브루나이, 미얀마 등 5개국뿐이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 가운데 196억달러(약 27조원)를 ESG 자산으로 편입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석탄 등 화석연료 기업 투자를 배제하는 조치를 내놓은 점과 중소기업 대상으로 '녹색여신 관리지침'을 발표한 것도 높은 점수를 줬다. 금융위원회가 '기후리스크 관리 지침서'를 발표하고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보완해 녹색투자 확대에 나서려 했다는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책이행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녹색여신 관리지침은 실제 대출 실적과 연계되지 않아 효과가 제한적이었고, 녹색채권 발행량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국은행은 2021년 공개시장운영에서 증권 대차 담보 대상증권 등에 녹색채권을 추가할 수 있는 방안을 약속했지만 이행되지 못했다. 또 ESG 공시의무화 시기가 2026년 이후로 연기된 것도 정책 실행력 부족 사례로 평가됐다. 이밖에도 금융기관 탄소중립 목표 공개 의무화 등 금융당국의 2050년 탄소중립 경로를 이끌 구속력 있는 핵심정책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 결과,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온실가스 배출량에 비해 녹색금융 정책이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평가대상 13개국 가운데 8위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은 50점, 일본은 39점으로 선두그룹에 포함됐다. 중국은 녹색대출 비중을 높이는 정량적 규제와 녹색채권 담보 인정 등 강력한 제도 마련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일본은 중앙은행과 정부 간 협력을 통해 녹색금융 촉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고평가 요인이었다.

보고서는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통화운영과 규제 프레임워크를 통해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면서도 "실행력이 초기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금융당국은 녹색채권 발행과 금융시장 유통을 확대하고, 녹색대출 실적과 직접 연동되는 인센티브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보고서 자문을 맡은 최기원 녹색전환연구소 경제전환팀장은 "한국은행의 기후위기 대응 수준이 주요 아시아 중앙은행들에 비해 뒤쳐져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역사적으로도 탄소배출량이 많고 상대적으로 부유한 대한민국의 중앙은행과 금융당국기관이 더 많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NOW] 남양유업 ESG, 재생에너지 전환률 '깜깜이'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유럽은 12만원인데...배출권 가격 2~3만원은 돼야"

현재 1톤당 1만6000원선에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가격이 2만원 이상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산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6년만에 흡수합병한다

빙그레가 13일 이사회를 열고 해태아이스크림과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오는 2월 12일 합병 승인 이사회를 개최하고 4월 1일 합병을 완료

SPC그룹,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지주사 '상미당홀딩스' 출범

SPC그룹이 13일 지주회사 '상미당홀딩스(SMDH)'를 출범시키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파리크라상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

[ESG;NOW] 배출량 증가한 오리온...5년내 30% 감축 가능?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리스크가 경영리스크 될라…기업들 '자발적 탄소시장' 구매확대

기후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7일(현지시간) 글로벌 환경전문매체 ESG뉴스에 따르면

기후/환경

+

[팩트체크①] 기후변화로 '사과·배추' 재배지 북상...사실일까?

기후변화로 농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작물의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농작물 가격인상이 오롯이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것인지

EU, 자연기반 탄소감축 인증기준 마련한다…습지복원·산림관리도 평가

유럽연합(EU)이 습지를 복원하거나 산림을 관리하는 등의 자연기반 탄소감축 활동을 평가하는 인증기준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는 자연공시 도입에

해양온난화 '위험수준'...지난해 바다 열에너지 흡수량 '최대'

지난해 바다가 흡수한 열에너지가 관측 사상 최대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지표는 기후위기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경고

[주말날씨] 외출시 '마스크 필수'...건조한 동해안 '불조심'

이번 주말에는 외출시 마스크를 꼭 챙겨야겠다. 황사에 미세먼지까지 더해져 대기질 상태가 나쁘기 때문이다.16일 기상청에 따르면 토요일인 17일 전국

한쪽은 '홍수' 다른 쪽은 '가뭄'...동시에 극과극 기후패턴 왜?

지구 한쪽에서 극한가뭄이 일어나고, 다른 한쪽에서 극한홍수가 발생하는 양극화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 지구 전체에 수자원이 고루 퍼지지 않고 특

[날씨] 기온 오르니 미세먼지 '극성'...황사까지 덮친다

기온이 오르면서 대기질이 나빠지고 있다. 미세먼지와 황사까지 유입되고 있어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15일 전국 대부분의 지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