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9-17 15:58:09
  • -
  • +
  • 인쇄
▲영농형 태양광(사진=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농형 태양광을 비롯해 농촌지역 태양광 사업을 농가소득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구상해보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위쪽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농사를 지음과 동시에 전력을 생산하는 재생에너지 발전 방식이다. 농업인이 농지와 태양광 발전시설을 함께 운영해 농가 소득 증대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등 이점이 크다. 하지만 현행 농지법에는 농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8년에 불과해 이 기간이 지나면 발전설비를 모두 철거해야 한다. 설치 비용을 회수하기도 전에 철거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태양광 패널을 일정거리 이상 떨어뜨려 설치해야 하는 '이격거리 규제'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현재 국회에 발의된 영농형 태양광 관련 농지법 개정안을 조기에 통과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농사를 지속하는 영농형 태양광의 특수성을 고려해, 농지관리체계를 재정비하고 실증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송 장관의 이날 발언에 이재명 대통령도 힘을 실어줬다. 이 대통령은 "농업은 단순한 식량생산을 넘어 우리의 안보산업이자 전략산업"이라며 "태양광은 농촌과 결합하면 농가소득을 증대시키는 동시에 지방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주민들에게 태양광 수익의 일정지분을 보장하는 등 이익공유 모델을 제도화해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농촌 태양광 사업에 대한 주민수용성까지 과제로 제시한 셈이다.

농림부는 농지를 영농형 태양광으로 전용할 경우에 일시사용 기간을 8년에 23년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태양광 설비투자 회수기간과 패널 수명이 평균 20~25년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또 농민 대다수가 농지를 소유하지 않고 빌려서 농사를 짓는 임차농민인 점을 고려해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차농민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본인 소유의 농지에만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한정하는 '영농형태양광법안'도 발의했다.

현재 22대 국회에서는 영농형 태양광과 관련한 법안들이 수십개가 발의돼 있지만 모두 계류중인 상태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영농형 태양광과 관련해 직접 언급을 한만큼 국회에서도 속도감 있게 관련법안들을 협의해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재생에너지발전협의회 정우식 사무총장은 17일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윤석열 전 정부 때 태양광 산업계가 전반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면서 "이 대통령은 재생에너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고, 행정 부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말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어 "무엇보다 다른 분야에서도 높은 추진력을 보여준 바 있어 믿음이 간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기후/환경

+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북극 '오존 파괴의 비밀' 풀었다...얼음 속 '브롬 가스'가 단서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 강릉...저수율 16.7%로 상승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최악의 사태는 피해간 강릉에 또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일 오전 6시 기준 16.7%로 전일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