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대 생산 가능할까?…현대차 美HMGMA 인력수급 '적신호'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29 14:54:39
  • -
  • +
  • 인쇄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설립한 생산거점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현지 인력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산물량 확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 3월말부터 가동을 시작한 HMGMA에서 향후 생산물량을 5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10만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인력도 겨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조지아주 제조업계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HMGMA가 있는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의 실업률은 2022년 초 이래 줄곧 약 3%대에 불과했다. 애틀랜타 현지매체인 비즈니스 크로니클(ABC)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조지아 제조업의 이직률은 61%에 달하고, 은퇴를 앞둔 55세 이상 근로자가 노동인력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인력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현재 HMGMA는 1300여명이 1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HMGMA는 대부분의 공정이 첨단기술로 자동화돼 있어 다른 자동차 생산공장에 비해 인력이 훨씬 적게 필요하지만 시스템을 관리할 인력과 최종 조립라인에서 일한 최소한의 인력이 필요하다. 그 인력이 10만대 기준 1300명 정도인 것이다.

그러면 30만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인력은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3900명 정도이고, 50만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인력은 6500명 정도다. 협력업체 인력까지 합치면 1만5000여명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조지아주 노동시장 구조상 이 많은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비영리단체 제조업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지아주에서 인력난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학 진학율이 높아지면서 생산직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조지아 전역에서 젊은 인력과 제조업체를 연결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가장 성공적이라는 프로젝트조차 3년간 100명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여기에 더해 조지아주가 최근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 등 각종 혜택을 지원하면서 관세를 피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온도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도 조지아 제2공장 건설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제조공장이 몰려들면서 향후 인력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HMGMA가 생산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120만대 생산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앨리배마공장과 조지아공장에서 70만대를 생산해왔고, 올 3월 26일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HMGMA를 준공했다. 이를 합치면 미국에서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캐파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현대차는 HMGMA의 생산규모를 50만대로 늘려 미국에서 120만대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 계획은 시작부터 인력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이에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현재까지 HMGMA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으며, 앞으로 생산규모 확대를 위한 계획도 차근차근 진행중"이라며 "현지 인력 채용을 위한 다양한 시도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와 협력해 미군 전역자의 경력전환 지원 및 조지아 지역 교육기관과 산학협력을 통한 인재확보 등 현지인력 채용을 위해 다차원적인 시도를 펼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