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에 오락가락 재난문자...당국 미숙한 산불대처 '도마위'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6 11:47:06
  • -
  • +
  • 인쇄
▲의성 산불은 안동으로 번져 큰 피해를 낳았다. (사진=연합뉴스)

경상 북부권을 휩쓸고 있는 산불로 최소 18명이 숨지고 시설·문화유산 등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당국의 미흡한 초기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5일째인 26일 현재 강풍을 타고 경북 북동부 4개 시·군으로 번졌고, 이로 인해 2만3300여명의 주민들이 대피해 있는 상태다. 청송은 무려 1만명이 넘게 대피했고, 안동에서는 4000명, 영덕은 4300여명, 영양은 1490명이 불길에 몸을 피했다.

이처럼 산불이 인접지역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음에도 당국이 사전에 주민들을 적극 대피시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상당수의 사망자는 노약자들로, 갑작스럽게 대피를 시도하다가 차 안이나 도로 등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영양군, 청송군, 영덕군, 안동시에서는 25일 오후부터 26일 오전 사이 14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영양에서는 산불을 피해 대피하다가 불길에 휩싸인 남녀 4명 시신이 발견됐고, 청송에서는 70·80대 노인 2명이 자택에서 숨졌다. 안동에서도 주택 마당에서 50대와 70대 여성 2명이 숨졌으며, 영덕에서는 요양원 환자 3명이 대피하던 중 차량이 폭발해 최소 6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사망자나 부상자들은 사전 대피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부랴부랴 탈출을 감행하다 변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문자 발송 시의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였다. 산불 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음에도 산불이 지자체 경계를 넘기 직전에야 재난문자가 발송돼 주민들의 사태 파악이 늦어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안내된 대피 장소가 5분만에 변경되는 등 혼란스런 모습도 드러났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방향을 바꿔가면서 불고 연기로 시야도 막힌 상황이었다"라며 "산불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면서 대피 장소도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주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희생자를 막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