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점점 건조해지는 대기..."호흡기 질환자 증가할 것"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19 17:57:15
  • -
  • +
  • 인쇄

기후변화로 점점 건조해지는 대기는 기도에 탈수와 염증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도에 염증이 발생하면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만성기침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데이비드 에드워즈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대기가 뜨거워지고 상대 습도가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면 대기의 '증기압 부족'(VPD) 특성이 빠르게 증가한다고 17일(현지시간) 보고했다. VPD는 공기 중 수분의 부족함 정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VPD가 높을수록 물의 증발 속도가 더 빨라져 대기가 건조해진다.

연구팀에 따르면, VPD가 높을수록 호흡기의 수분을 탈수시키고 신체의 염증 및 면역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탈수·염증은 입으로 호흡하는 행위와 에어컨·난방이 설치된 실내공기에 많이 노출돼도 악화될 수 있다.

에드워즈 교수는 "공기의 건조도는 오염도만큼 공기질에 중요하며, 기도의 수분을 관리하는 것은 청결을 관리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며 "눈을 포함한 대기에 노출된 모든 점막이 탈수 위기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먼저 식물의 잎을 건조한 환경에 노출시키자 식물의 수분이 손실되는 증산작용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 증산율이 높아지면 식물 잎 속 세포에 손상을 입혀 식물의 생존까지 위협한다.

연구팀은 이 과정이 인간의 기관지에서도 발생하는지 알아보고자 기관지의 상피세포를 건조한 공기에 노출시키고 세포의 점액 두께와 염증 반응을 측정했다. 그 결과 건조한 공기(높은 VPD)를 경험한 세포는 점액이 얇아지고 세포 염증을 일으키는 단백질인 사이토카인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살아있는 쥐를 건조한 공기에 노출시킨 실험에서도, 정상호흡 중에 염증성 점액 증산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후모델 연구결과 지구기온이 높아지고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이번 세기 후반 미국인들이 기관지 염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연구팀은 "인간의 점막 건조증은 건강에 중대한 위협으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될수록 증가할 것"이라며 "해결되지 않으면 인간의 점막은 수년에 걸쳐 건조해져 만성염증과 관련 질환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커뮤니케이션스 어스 앤 인바이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