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ESG위원회 '유명무실'...회의도 안건도 '요식행위'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18 10:51:50
  • -
  • +
  • 인쇄


ESG경영이 본격화된지 4년이 지났지만, 국내 대기업 가운데 ESG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은 아직도 절반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설치된 ESG위원회는 분기에 한번 열릴까말까한 수준으로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1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61개 기업을 대상으로 ESG위원회 및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운영여부를 조사한 결과, 53.7%인 194개 기업만 지난해 관련 위원회를 운영했다. 이는 전년 같은 조사에서 175개 기업(48.5%)보다 소폭 늘었으나 증가세는 확실히 둔화됐다.

ESG위원회를 운영하는 194개 기업에서 지난해 열린 회의는 총 595회로, 위원회당 연평균 3.8회에 불과했다. 분기당 1회도 열리지 않은 수준이다. 회의에 상정된 안건은 총 1361건으로 회의당 평균 2.3건 처리됐다. 그러나 이 중 64%인 875건이 단순 보고였고, 가결이 필요한 안건은 35.7%인 486건에 그쳤다.

의결 안건 486건 중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분야와 직접 관련있는 내용은 16.3%인 79건뿐이었다. 나머지 대부분은 기업 전략이나 주주환원 등 기타 안건이었다. 이에 대해 리더스인덱스는 "수년간 재계를 강타한 ESG 열풍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라고 풀이했다.

(출처=리더스인덱스)


업종별로 보면 4대 금융지주와 이동통신3사는 ESG위원회를 100% 운영하고 있고, 공기업은 90%, 조선·기계·설비는 76.2%, 증권업은 70%, 상사 및 생활용품은 각 66.7%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업의 운영비중은 65.2%로 나타났다. 반면 철강(21.4%)과 제약(25.0%) 업종에서는 ESG위원회를 운영하는 기업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ESG위원회를 운영하는 194개 기업에서 활동하는 위원은 총 624명으로, 이 중 78.4%인 489명이 사외이사였다. 사내이사는 21.8%(136명)에 불과했다.

위원장이 지정된 ESG위원회는 96곳에 불과했으며, 그보다 더 많은 98곳은 위원장이 없거나 공시되지 않았다. 또 위원장이 있는 96곳 중 사내이사가 위원장을 맡은 경우는 단 5곳뿐이었다. 오뚜기 황성만 대표, 롯데렌탈 최진환 대표, 농심 이병학 대표, F&F 김창수 대표, 에쓰오일(S-oil)의 모타즈 알 마슈크(Motaz Al Mashouk) 기타비상무 이사가 그들이다. 

나머지 91곳은 사외이사가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리더스인덱스는 이에 대해 "지난해 사내이사가 ESG위원장을 맡은 비율(7.7%, 12명)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ESG 경영에 대한 기업의 관심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농심 조용철 부사장,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농심은 조용철(63) 영업부문장 부사장을 12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신임 조용철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

KT, 악성코드 감염 알고도 '미보고'…"심각성 인지 못했다"

KT가 지난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악성코드 'BPF도어'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당국은 물론 대표이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은폐한 사실

삼성전자, 전영현·노태문 '투톱' 체제…쇄신보다 '안정'에 방점

삼성전자 조직이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두톱' 체제로 강화된다.2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을 유임하고, 모바일(MX)·

대한항공, 삼성E&A와 손잡고 美SAF 시장에 진출한다

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미국발(發)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시장에 진출한다.대한항공과 삼성E&A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오후

[ESG;스코어] 스코프2에서 멈춘 금융사들…공시품질 '신한 1위·KB 2위'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사 기후공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공사(KIC)는 최하위로 나타났다.20일 뉴스트리는 신한·KB·하나·우리

수퍼빈·아로마티카·커뮤니코, 순환경제 모델 구축 '맞손'

AI 기후테크 기업 수퍼빈과 아로마테라피 기반 스칼프&스킨케어 브랜드 아로마티카, 교육혁신 비영리단체 커뮤니코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체계 구

기후/환경

+

전쟁 복구에 탄소시장 도입?…우크라 재건에 기후금융 활용 논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건 과정에 탄소시장과 기후금융을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2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Atlant

인제군 산불 17시간만에 꺼졌다...산림 36ha '잿더미'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17시간만에 진화됐다.21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동이 트자마자 소방헬기 29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한 결과

亞 탄소시장, 글로벌 자본이 주목하는 새 투자 무대로 급부상

아시아 탄소시장이 국가별 규칙이 제각각인 초기단계에서 벗어나 국제자본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기후

"해양 CCUS는 검증안된 기술...성능·영향 모니터링해야"

해양 탄소포집·저장(CCUS) 기술은 적절한 모니터링과 검증없이 성급히 도입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20일(현지시간) 유럽 해양위원

2100년 美 5500개 유독시설 해안 침수로 위기 직면

2100년에 이르면 미국의 5500개 유독시설들이 해안 침수로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유독성 폐기물 저장소나 석유·가스 저장시설, 오

먹이로 착각하고 '꿀꺽'...바닷새·거북, 소량의 플라스틱에도 폐사

생각보다 적은 양의 플라스틱만으로도 다양한 해양생물이 죽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미국 해양보호단체 '오션 컨저번시'(Ocean Conservancy) 연구팀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