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2월 한반도 날씨는 13년만에 가장 추운 2월로 기록됐다. 또 올겨울 경기도의 한파 일수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24일 많았다.
6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4/25년 겨울철 기후 특성과 원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전국 평균기온은 0.4℃로, 전년 동기대비 2℃ 낮았다.
특히 올 2월의 평균기온은 영하 0.5℃를 기록해 평년 2월의 1.7℃에 비해 크게 낮았다. 지난 2월 5일~9일에는 전국적으로 일최저기온이 평균 영하 13.1℃로 떨어지는 이상저온 현상이 관측되기도 했다.
이번 2월이 유독 추웠던 것은 '블로킹'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블로킹이란 중위도 편서풍대에서 상층에 거대한 고기압이나 저기압이 정체하면서 동서바람은 막고 남북바람이 강화되는 현상으로 차가운 북쪽 공기를 아래로 끌어내리거나 뜨거운 남쪽 공기를 위로 끌어올린 뒤 묶어두면서 한파나 폭염을 일으킨다.
기상청은 "북대서양 폭풍 저기압이 북극으로 유입되면서 우랄산맥 동쪽에 대규모 고기압이 형성되는 우랄 블로킹이 이례적인 2월 한파를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우랄 블로킹이 발생하면 러시아 내륙을 향하던 찬 기류의 방향이 동아시아 쪽으로 옮겨지면서, 한파와 폭설이 번갈아 나타나게 된다.
실제로 올겨울 전국 평균 강수량은 39.6㎜로 평년의 43.6%에 불과했지만, 2월 전국 눈일수는 21.9일을 기록해 평년보다 6일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월 말부터 2월에 걸친 설 연휴 기간에는 전국적으로 대설특보가 발효되는 등 수도권과 충청, 전라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또 최근 절기상 경칩인 3월5일에도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50㎝ 폭설이 쏟아지기도 했다.
문제는 향후 이같은 이례적인 한파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로킹 현상은 극지방과 중위도 지역의 온도 차가 클수록 잘 발생하지 않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극지방 기온이 올라가면서 블로킹이 강하게 나타나기 쉬워지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겨울철에도 1월 고온과 늦겨울 추위 등 변화무쌍한 날씨가 나타났고, 앞으로도 기후 변동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며 "앞으로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해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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