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멸종위기 '흑두루미' 선정…개체수 절반이 우리나라 찾았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2-03 10:23:27
  • -
  • +
  • 인쇄
▲농경지 위를 날고 있는 흑두루미(사진=국립생물자원관)

겨울철 우리나라 습지를 찾아와 우아한 비행으로 장관을 연출하는 대표적인 겨울철새 흑두루미가 환경부의 '2월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선정됐다.

흑두루미는 우리나라를 찾는 두루미류 중 작은 편에 속하는 새로 몸길이 100㎝ 정도에 몸무게는 수컷이 3~5㎏, 암컷은 3㎏ 정도다. 머리와 목의 흰 부분을 제외하면 온 몸이 짙은 회색에 가까운 검은색인 것이 특징이다. 눈 주변과 이마, 머리 꼭대기에는 깃털이 없어 붉은색 피부가 드러나 마치 두건을 쓴 것처럼 보여 영어로는 '후디드 크레인'(hooded crane)으로 불린다.

흑두루미는 매우 사회적인 동물로, 무리 내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며 생존을 도모하는데 한 마리가 '쿠루루'하고 경계음을 내면 전체가 일제히 머리를 들고 목을 세우고 날아갈 준비를 하는 등 전체의 안전을 도모하는 행동을 한다. 이 모습이 인상깊어 탐조여행의 주요 볼거리로 꼽힌다.

흑두루미는 러시아 시베리아와 중국 북동부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 중국 동부, 일본 등에서 겨울을 보낸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최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의 갯벌과 논에서 큰 무리를 지어 월동하는 것이 많이 관찰되며, 이밖에도 한강과 낙동강 하구, 천수만, 철원 등에서 자주 포착된다. 월동지에서는 벼를 비롯한 낟알과 식물 줄기·뿌리 등을 먹으며 지낸다.

그런데 최근 개발 사업으로 인해 습지와 갯벌이 줄어들면서 기존에 벼농사를 짓던 농가들이 다른 작물을 재배하게 되는 등 서식지와 먹이터가 줄어 흑두루미 생태에 악영향을 미쳤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전세계적으로 흑두루미 개체수를 6000~1만5000마리 가량으로 추정하며, 흑두루미를 '절멸가능성이 높은 취약'(VU) 등급으로 지정했다. 환경부도 2005년부터 흑두루미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분류해 보호했고, 농가의 생태계 보전 활동에 보상을 지급하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와 같은 제도 등을 운영중이다. 또 여러 지자체들도 전봇대와 전깃줄을 철거하고 겨울마다 월동지에 대량의 볍씨를 뿌리는 등 흑두루미 보전에 힘써왔다.

덕분에 한때 우리나라를 찾는 개체수가 크게 줄었던 흑두루미가 최근에는 늘어나는 추세다.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순천만에서 관찰된 흑두루미는 최대 7000여마리로 전세계 개체수의 절반에 해당했다.

한편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을 허가 없이 포획·채취·훼손하거나 죽이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기후/환경

+

유럽 교회의 오르간 조율기록이 기후온난화 추적 데이터?

유럽의 각 교회에서 오르간을 조율할 당시 기록된 기온이 기후온난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영국 노팅엄 트렌트

AI로 도로살얼음까지 예보...정부 '4차 기후위기 대응대책' 확정

겨울철 '도로위 암살자'로 불리는 살얼음(블랙아이스)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12시간전에 예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취약계층이 폭염과 한파로

그린란드 쓰나미 원인 밝혀졌다…"해저지진 아닌 빙하붕괴"

그린란드에서 발생한 대규모 쓰나미가 해저 지진 때문이 아니라 빙하 붕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22일(현지시간) 스페인 환경&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