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최근 몇 개월동안 전기자동차 판매량을 늘렸는데 비해 호주는 전기차 판매량이 25%나 급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호주자동차협회(AAA)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호주 자동차 판매량은 1만8990대로, 올 2분기 판매량 2만5353대에 비해 무려 25%나 줄었다. 이는 2022년 이후 최저치다.
전기차 판매가 뚝 떨어진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실적은 약진했다. 올 3분기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4만8282대로, 올 2분기 4만6727대에서 3.3% 늘어났다. 전기차처럼 외부에서 전원을 보충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는 판매량이 56%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AAA는 "지난 7분기동안 상당한 분기별 변동이 있었지만 하이브리드차의 성장 추세가 명확하다"며 "배터리 전기차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2023년 상반기에는 배터리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차를 앞질렀지만, 그 이후 5분기 연속 하이브리드차가 배터리 전기차를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호주에서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차량이 상대적으로 많이 팔리는 것은 '세금감면' 혜택 때문이다.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2025년 4월 1일까지 근로소득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소비자는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AAA는 "아직도 많은 지역에서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인지세와 등록할인을 해주고 있지만 정부 환급은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중단됐다"며 "이 때문에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주는 다른 지역보다 배터리 전기차 하락률이 가장 낮았다"고 지적했다.
호주 자동차 시장의 특이점은 또 있다. 올 3분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량은 9.16% 감소한 반면에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7만3111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이 판매량의 절반이 내연기관 차량이고, 약 30%가량이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 8%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었고, 나머지 8%만 전기차였다.
AAA 보고서는 "9월에 판매된 하이브리드차량의 대부분은 기아 차종이다"면서 "이는 기아가 올중순에 하이브리드 신차를 호주에 출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렉서스도 지난해 12월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했지만 럭서리 차종이어서 판매수량은 많지 않았다.
스콧 메이너드 폴스타 오스트레일리아의 전무이사는 "호주에서는 전기차를 포함해 모든 고급차종들은 33% 세금부과의 제약을 받고 있다"면서 "정부가 이 세금을 철폐한다면 시장판매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만 가우르 전기차위원회 법률정책홍보담당자는 "정부가 마련한 새로운 차량 효율성 표준이 내년부터 적용되기 시작하면 배터리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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