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사이에서 먹이 찾는 습지생물들…그린피스 "강력한 국제 협약 절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11-07 17:06:15
  • -
  • +
  • 인쇄
▲장항습지 내 쓰레기 사이에서 서있는 왜가리(사진=그린피스)

'람사르 습지'로 등재돼 있는 한강 하구 경기 고양 장항습지가 폐플라스틱으로 뒤덮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멸종위기종인 습지 생물들이 스티로폼 부스러기 속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충격적인 모습들도 포착됐다.

그린피스는 지난 8월 장항습지 일대를 드론으로 조사한 결과, 총 4006개의 쓰레기가 발견됐다고 7일 밝혔다. 그린피스 '2024 한강하구 플라스틱 조사'에 따르면 4000여개 쓰레기 중 98.5%는 플라스틱으로 스티로폼 포장재가 3237개, 플라스틱병이 605개였다.

장항습지는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인 기수역으로 하굿둑이 설치되지 않은 자연 하구다.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 개리, 저어새, 큰기러기, 흰꼬리수리 등이 서식하기 때문에 보호 가치를 인정받아 2006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으며, 2021년에는 람사르 습지에 등재됐다.

쓰레기 대부분은 습지 중앙부나 수로가 집중된 지역에서 발견됐다. 습지에서 확인된 스티로폼 포장재는 대부분 신선식품 배달용 포장재나 수산물 상자를 포함한 생활 쓰레기로 추정됐다. 플라스틱 병은 대부분 생수나 음료 페트병으로 확인됐다. 쓰레기 종류는 인공지능(AI)로 판별했다.

그린피스는 "강물의 흐름이 약해지면서 강물이 운반하던 쓰레기가 퇴적된 뒤, 하류로 이동하지 못하면서 갇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플라스틱 쓰레기 사이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말똥게(사진=그린피스)

이렇게 버려져 갯골에 축적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풍화되면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고, 조류 및 습지 동물들이 먹이로 오인해 섭취할 가능성이 있다. 조사 과정에서 그린피스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둘러싸인 웅덩이에 왜가리가 서 있거나, 쓰레기 파편 사이를 헤엄치는 오리, 스티로폼 쓰레기 사이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말똥게의 모습 등을 포착했다.

김나라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생산 감축 목표를 담은 국제협약이 절실하다"면서 "이달말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 회의에서 플라스틱 생산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목표 설정과 오염을 유발하는 석유화학기업, 대형소비재기업을 포함한 기업들에 대한 적절한 책임 부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